삼성 이승엽(25)이 2001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했다. 당초 삭감을 주장했던 구단과 소폭인상을 요구한 이승엽의 의견차로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됐으나 이승엽은 31일 전격적으로 연봉위임을 결정했다.
이승엽은 31일 오전 경산볼파크에서 김재하단장과 연봉면담을 가진 뒤 "최고대우를 요구하고 싶지만 팀성적이나 개인성적을 고려해 개인욕심을 앞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연봉위임 결정배경을 밝혔다.
또 "훈련량이 부족해서 몸만들기가 급한 상황인데 연봉문제로 시간을 끄는 것은 자신과 구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것은 대외용 입장. 이승엽의 연봉 백지위임은 일견 구단에 백기를 든 모양새같지만 이승엽의 치밀한 계산이 깔렸다.
최근 구단의 연봉협상 태도가 다소 유연해진 것을 감지했기 때문. 구단은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태에 휩쓸리지 않은데다 예년과 달리 지난 12월부터 전지훈련을 하는 등 어느해보다 열심히 훈련을 하자 '좋은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유화전술로 선회했다. 코칭스태프를 대폭 수술하고 선수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충만한데 연봉문제로 팀분위기를 깰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이승엽은 자신이 연봉에 초연하다는 이미지를 쌓고 구단에 멍에를 지워 실속을 차리겠다는 계산으로 공을 구단으로 넘겼다.
김재하 단장은 이에 대해 "팀사정과 이승엽선수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밝혀 연봉동결을 시사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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