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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주 경마장 백지화 유감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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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위원회의 경주 경마장 건설 백지화결정은 경주 관광진흥이라는 측면에서는 유감이나 문화재 보존이라는 대명제 앞에서는 수긍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나 경마장 건설이 10년이나 끌어온 사업이니 만큼 백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만 한다.

문화 유적지 보존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문제와 맞물려 있으므로 매우 민감한 사안일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후속 과제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번 경주 경마장 백지화 결정은 지역 주민의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전 국민적인 문화재 보존에 무게 중심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론과 최근 대법원 판례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경주시 선도산 일대에 대해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이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낸 '유적 발굴 허가 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매장문화재 보호를 위해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고 패소의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매장문화재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개발을 제한할 수 있다는 확실한 판례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정부가 약속을 깬 경우에 다름 아니기 때문에 세수 확대를 기대해온 주민들의 박탈감과 사유재산권에 대한 피해의식이 클 수밖에 없고, 다른 지역에 건설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데 문제가 없지 않아 보인다.

경주 경마장 건설은 1992년 대통령 선거 공약의 국책사업이었다. 1996년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논란을 거듭해 왔으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는 무려 5년이나 소요되기도 했다.

1천372억원의 사업비를 책정, 경마장 건립 추진을 해온 경주시는 300억원 규모의 보상까지 했으며, 경마장이 들어서면 연간 500억~700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늘어나고 지역 관광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이 때문에 기존 투자와 예상 손실에 대해서도 정부가 어떤 보상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경주는 시내 대부분이 문화재 보존 지역으로 묶여 있어 주민들은 상당한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기만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벌써부터 다른 지역 경마장 건설설이 나돌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 경우 부산·경남 지역 등 경주 인근지역에 건설함으로써 연계관광이라도 이뤄지도록 배려해야만 할 것이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문화재 보존과 관련, 지역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문화재도 보존하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이 강구돼야만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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