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 없다"며 "나라를 위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한나라당 구조상 이회창 총재가 유일한 차기 대선 후보"라며 "정당의 사당(私黨)화를 막기 위해 민주적인 당 운영을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출마 계획은 없다. 그러나 차기 대선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고 지도자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분을 선택해 나라를 맡겨야 한다.
-다음 대선에서 박 부총재의 역할에 관심이 많다.
▲차기 대선에서는 이 분이면 정말 나라를 위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분을 지지하겠다. 나도 존경하지 않으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할 수는 없지 않느냐.
-안기부 자금 사건에 대한 생각은.
▲안기부 자금 사건은 정치적 냄새가 많이 난다. 여야 입장이 엇갈려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정치자금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여론은 안기부 자금 사건과 관련 야당에 호의적이지만 않다.
▲여권은 국고환수를 주장하는데 야당이 그런 식으로 차압을 당하면 어떻게 활동하나.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져야 하지만 활동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방법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IMF 이후 4대 개혁이 제대로 된 게 없다. 낙하산 인사가 횡행, 도덕적 해이까지 빚어졌다. 노사분야 개혁은 손도 못 대고 있다. 4대 개혁만 잘되면 된다고 했는데 원칙조차 없지 않나. 대북정책도 너무 서두르며 저자세다. 남북간 군사 신뢰 구축여부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런 식이니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개헌에 대해 이 총재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5년 단임제는 부정부패와 책임정치 실패, 잦은 인사이동으로 나라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권력구조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개헌논의가 당리당략 및 정계개편설과 맞물려 순수성이 흐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4년 중임제만 하고 정·부통령제는 유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총재도 4년 중임제를 지지한다.
-국가보안법은 개정돼야 하나.
▲6·15선언 이후 국가보안법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법 운영상의 문제다. 지금은 경제복원에 앞장서야 할 시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보안법을 문제삼지 않겠다고 한 만큼 보안법이 남북관계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 정치권에 고칠 점은 없나.
▲정치입문을 위해서는 공천과정을 거쳐야 하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당리당략이 우선이다. 공천도 투명하지 않다. 밀실공천은 보스에 대한 충성을 강요한다. 당연히 정치의 중심을 국민보다 보스에 맞춘다. 사당화는 당리당략으로 이어진다.
-이 총재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충고한다면.
▲사당화가 돼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 왔다. 정당은 몇 사람이 주물러 이끌어서는 안된다. 민주적인 정당으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얘기를 부총재로서 많이 했으며 지금 그것을 고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 부총재가 반 이회창 연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다. 반 이 총재 운운은 말도 되지 않는다.
-여권에서 박 부총재를 영입하려 한다는 설도 있다.
▲나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며 아직 탈당한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 현재 한나라당 구조로 봐서는 다음 대선후보는 이회창 총재가 유일하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를 아는가.
▲의원이 된 후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만나지는 않았지만 대화를 하면 통하는 분이다.
-JP와는 사이가 어떻나.
▲문제될 게 없다.
-지지표가 많은데 아버지 후광때문이 아닌가.
▲당연한 얘기다. 내가 잘못하면 아버지에게 누가 된다는 생각때문에 더욱 애를 쓰고 있다.
-지역경제가 어렵다.
▲최근 대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방경제살리기 특별법 제정 움직임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대구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있다. 대구와 롯데그룹 사이에 여러 논의가 있다고 하는데 롯데 신격호 회장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대구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역할을 하겠다.
-김윤환 민국당 대표의 낙선 이후 박 부총재에 기대를 거는 이가 많다.
▲정치인은 국민과 호흡을 같이해야 한다. 책임을 느끼고 있고 또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역 유권자들의 성원이 소신 행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
-주말은 어떻게 보내나.
▲1주일에 한번 정도는 테니스나 격한 운동을 한다. 정치인은 건강한 것도 의무다
대담·서영관 정치2부 부장대우
정리·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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