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다음달 6~11일 미국을 방문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워싱턴의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불편함의 조짐이 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타임스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말기에 대두됐던 미국의 대북 관계 정상화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미국의 정권 교체로 지난 해 6월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비롯됐던 데탕트의 전기가 상실돼 버리지나 않을 지 남한에서는 크게초조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표면상 한반도 긴장완화 정책을 계속 펴나가겠다고 언급해 한국 정부를 안도하게 했으나 실제로는 부시 대통령의 고위 외교 안보 보좌관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옛 정권 하에서와는 사뭇 다른 대북 정책을 옹호해왔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타임스는 남한의 관리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포기 의지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관리들은 또 미국이 다른 쟁점현안들에 관해서도 북한을 끌어들이려 하지않을 뿐 아니라 남한에 대해서도 북한에 경제 원조를 늘리지 말도록 유도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타임스는 미국 새 행정부의 많은 관리들이 북한이 결국 경제적으로 붕괴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미국 센추리 재단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씨의 진단을 소개하면서 이같은 시각이야말로 북한의 붕괴에 따른 극심한 경제적 충격을 두려워하는 한국인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어 남한이 이른바 '햇볕 정책'에 따라 북한에 지나치게 관대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는 국내외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남한 관리들이 애쓰고 있다면서 일부 남한 관리들의 언급을 인용했다.
그 가운데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더이상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우리가 더 받느냐, 혹은 더 주느냐보다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고위 관리는 "최근 한 화장품 공장을 순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일행은 모두 실내에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었다"면서 "얼어붙는 날씨의 공장에서 화장품이 제대로 생산되겠는가"고 북한 경제난의 실상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다. 우리는 북한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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