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버 다단계 청소년들 유혹

"6천원만 투자하면 8억원을 벌 수 있습니다" '단돈 6천원'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금융다단계가 인터넷 사이버공간에서 성행하면서 멋모르는 청소년들이 휩쓸리고 있다. 이같은 금융다단계의 급속한 확산으로 큰 피해가 우려되며, 적은 돈으로 큰 돈을 손쉽게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초등학생들까지 빗나간 사행심에 물들고 있다.

6천원으로 8억원을 벌 수 있다는 일명 6-8시스템의 경우 이름, 계좌번호, 전자메일 주소가 적힌 6명에게 1천원씩을 보낸 뒤 첫번째 이름을 지우고 맨 아래 자신의 이름과 계좌번호, 전자메일 주소를 적어 1천500통의 전자메일을 발송, 최소한 1%인 15명으로부터 1천원을 송금받아도 1단계에서 1만5천원의 소득이 발생한다는 계산을 내세우고 있다.

그 다음, 1천원을 보내준 15명이 각각 1천500통의 전자메일을 발송, 1%인 225명에게 1천원을 받는 2단계에서는 22만5천원, 3단계에서는 337만5천원, 4단계에서는 5천62만5천원, 맨아래에 있던 자신의 이름이 단계를 거듭할수록 위로 올라가 마지막으로 자리잡는 5단계에서는 7억5천937만5천원이 들어와 총 8억1천여만원을 벌 수 있다는 식이다.

ㄴ인터넷 게시판에는 이같은 '6-8시스템'이 우편연방 복권법에 따라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사업이며 3개월 정도 지나면 8억원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라며 6명의 이름, 계좌번호, 전자메일 주소가 적힌 글이 10여개 올라와 있다.

또 6-8시스템을 시작한 뒤 한달 후 천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으며 3천통의 전자메일을 보낸 친구는 3개월 후 23억여원을 받았다는 식으로 투자를 유혹하는 글도 실려 있다.

ㄱ인터넷 게시판에도 반신반의하며 6천원을 투자한 끝에 3개월 후 8억원의 돈이 들어와 쇼핑과 성형수술까지 했다는 주장과 함께 투자자를 모집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호기심에 돈을 입금하고 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초등학생들도 6-8시스템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자메일을 받고 6명에게 1천원씩을 입금한 뒤 20여명의 친구들에게 전자메일을 보냈다는 이 모(17)군은 "6천원이면 부담이 별로 없어 손해봐도 괜찮다는 기분으로 돈을 보냈다"며 "인터넷 금융다단계가 청소년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기를 타고 첫번째 사람에게 3천원을 입금하고 나머지 5명에게 1천원씩 입금, 8억원을 벌 수 있다는 6-8시스템의 변형인 '8-8시스템'도 최근 등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위 6-8시스템을 통해 8억원의 돈을 벌려면 한 사람이 81만명으로부터 1천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사행심을 조장하는 금융다단계에 현혹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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