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절 반백년 할머니 뒷이야기

『반 백년을 혼자 살면서 이미 죽은 줄만 알았던 남편을 만나 여한이 없으나 또 헤어져 눈물이 앞섭니다』

20대 새색시가 70대 노인이 돼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으로 서울에 온 남편 배영우(72)씨를 만나고 돌아온 김옥남(73. 봉화군 봉화읍 석평리)할머니.

『51년만에 2박3일의 짧은 만남에서 그동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속내를 토해내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론 다시 만날 기약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남편 배씨가 4남1녀를 두고 수년전 공직에서 퇴직한 후 요즘은 산에 나무심는 일을 하고 있다는 북한에서의 근황을 들었다.

『남편이 북으로 간 후 5년만에 결혼해 자식들을 낳아 잘 살고 있으나 내가 마음 아파할 것 같아 북에 사는 부인 사진을 가져 오지 않았다는 말을 할 때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난생 처음 「아버지」를 목놓아 불러 보았다는 동임(영주시 휴천동)씨와 동창(영천시)씨 남매는 『가슴에 묻어 두었던 말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의 따뜻한 체온을 온 몸으로 느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봉화·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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