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 3~6세로 선발된 영재들이 획일화된 평준화 교육 체제에 함몰돼 15년 뒤인 지금은 수재와 둔재, 모범생과 문제아 등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보도는 우리 교육의 맹점을 그대로 보여 준다. 더구나 대학 진학을 포기했거나 재수 중인 영재는 10명 중 1명 꼴인 11%라는 점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85년 5공 정부의 지시로 뽑힌 144명 중 소재가 파악된 영재 66명 가운데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포항공대.연세대.고려대 등 5개 대학에 진학한 경우는 23명으로 3명 중 1명 꼴이다. 올해 한 과학고에서 이들 상위 5개 대학에 63%가 진학한 점을 감안한다면 부진하기 짝이 없다. 또한 이들 영재의 39%가 영재교육의 프로그램이 없이 획일적인 초.중.고교의 수업에 취미를 잃고, 20%는 학교 수업 태도와 튀는 행동으로 교사와 갈등을 겪는가 하면, 37%나 고교.대학 입시에서 좌절감을 맛보았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영재들을 일찍 발굴해도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성과를 얻을 수 없고, 되레 영재를 범재로 만들 뿐이라는 교훈을 던지고 있지 않은가. 선진국들이 전략적으로 영재의 조기 발굴과 이들을 위한 교육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재교육이 성공을 거두려면 교육 당국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은 필수적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발굴에서 시작해 성인으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완전히 연계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를 당초 취재대로 살려야 한다. 또 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계속 일관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에도 영재교육 과정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외국 유명 대학 입학 지원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영재학교 교사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영재교육 전공 석.박사 소지자로 하는 등 실력 있는 교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재의 선발도 지능지수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특수 학문 적성, 창의적 사고 능력, 예술적 재능, 탐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그간 평준화를 깰 경우 예상되는 입시 과열 등 혼란과 부작용을 우려해 지엽적인 보완책 마련에 그쳐 왔다. 영재교육에 더 과감히 투자하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살길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건 그 사회를 주도하는 그룹은 5% 안팎의 능력 있는 인재들이다. 그 인재들을 훌륭하게 키우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국가 장래의 명암이 갈린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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