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 경제지표 최고치 갱신 비보(悲報)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를 알리는 심각한 경고신호다. 엊그제 재정경제부가 3월중 소비자물가를 발표하면서 98년11월 이후 2년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했고 산업자원부는 3월중 수출 증가율이 23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했다. 급기야 2일에는 환율마저 달러 당 1천350원선에 근접, 2년6개월만에 최고치로 기록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온전할 리 없다. 주가는 520원대가 무너졌으며 거래대금도 올들어 가장 적은 1조1천억원에 불과했다니 그야말로 '불행은 혼자 찾아오지 않는다'는 서양속담이 사무치는 형국이다.
특히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조차 외환시장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니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간다. 과연 캠퍼주사의 강도를 어느 정도로 해야할지 판단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위축이 심화될 우려가 있고 내리자니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더욱 부추길 것 같아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환율상승은 엔화와 동남아 통화와의 동반상승인 만큼 수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럴 경우 환율상승은 고스란히 국내 물가상승으로 반영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이런 전방위적인 위기는 물론 미국과 일본경제의 침체에서 비롯됐다. 이웃 일본은 지난 1/4분기 기업경제관측결과 2년반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장기불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외신은 벌써부터 미국과 일본경제의 침체로 아시아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첨단산업의 침체는 아시아 경제에 치명타를 가해 '제2의 위기'가 올것이라고 야단이다. 위기는 한번에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는 'W자'이론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는 해외 변수가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지 지난 3년간 뼈저리게 경험해왔다. 당국은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모든 정쟁을 접어두고 지금부터라도 오직 경제지키기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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