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생 40%가 국어.영어.수학.사회.한자 등 5개 과목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기초학력 이하'라는 조사 결과는 충격을 안겨 준다. 특히 고교생은 국어.사회, 중학생은 사회.한자 과목의 학력이 부진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기초학력 저하는 교단 붕괴→교실 붕괴→교육 붕괴→국가 경쟁력 붕괴의 '도미노 현상'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 등 각종 국가고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6월 전국 중학교 88개교(3천400명), 고교 92개교(4천명)를 대상으로 처음 가진 '국가 수준 교육 성취도 평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초학력 이하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중학교 사회로 61%나 된다. 또 중학생은 한자 45.6%, 국어 40.9%, 수학 38.1%, 영어 32.2%가, 고교생의 경우 사회 45.1%, 국어 44.2%. 영어 38.3%, 수학 32.4%가 기초학력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중.고생들의 학력이 과거보다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 어떻게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와 국제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인가. 적절한 언어 구사, 외국어 해독, 논리적 연산 능력 등을 갖추지 않고 전인교육 달성이나 개인의 창의적 능력 개발을 기대한다는 것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서의 성장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가 오늘날의 경제를 세계가 놀랄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배움에 대한 욕구와 지식을 통한 경쟁이 가장 큰 동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같이 교실 붕괴가 확산되고 기초학력이 부진하며, 일부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조기유학을 택한다면 머지않아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될 것도 자명한 일이다.
평준화가 안고 있는 모순도 적지 않지만 그 틀을 유지하되 우리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은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기초로 학생 학력의 질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일선 학교들도 우.열반을 운용하는 등 명분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방향 모색을 서둘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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