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기업의 윤 실장(43)은 요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찬바람을 쐬면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채기가 쏟아진다. 하루 휴지 1통이 모자랄 정도로 연신 코를 풀어대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코를 풀며 '팽'하는 소리를 낼 때마다 부하 직원들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지만 어쩌겠는가?
◇알레르기는 몸이 허약해서 생긴 것?
인체에는 외부 또는 내부 침입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면역체계란 것이 있다. 면역체계는 암 세포의 발생이나 세균과 같은 외부 침입자를 감시하고 퇴치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반응이 떨어지면 여러가지 병에 걸리게 된다. 반대로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일어나도 문제가 된다. 알레르기가 대표적인 것이다. 알레르기란 체질이 허약하거나 면역이 떨어져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면역이 지나쳐 생기는 것이다.
봄철 꽃가루는 체내로 들어와도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면역반응이 일어나 기관지 천식, 비염, 결막염이 생긴다.
◇알레르기는 왜 생기나?
면역체계는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것들(예:어류, 육류, 초콜릿, 땅콩, 버섯 등 식품과 집먼지진드기 등 곤충배설물, 항생제 등 의약품)에 대해 왜 과민반응을 보일까? 현대의학은 아직까지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 면역체계가 실수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알레르겐의 침입을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병원체의 침입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알레르겐이 특이 체질을 가진 사람을 자극하면 면역체계는 알레르겐의 침입에 대항하여 특수 항체를 생산한다. 이 항체는 비만세포안에 있는 히스타민이란 화학물질과 결합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비만세포의 벽이 파괴되고 히스타민이 쏟아져 나오면 콧물이 쏟아져 내리고, 재채기가 나고,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긴다.◇알레르기 체질은 바꿀 수 있나?
알레르기 질환이 잘 발생하는 사람을 알레르기 체질(아토피)이라고 한다. 이 체질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물려 받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 영향은 부계보다는 모계쪽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체질은 한방에서 말하는 체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 일부에서는 알레르기 체질은 산성이므로 알칼리성으로 바꾸면 근본 치료가 된다고 주장하는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다. 알레르기체질은 산성체질과 무관하다. 알레르기 환자들의 혈액 산도는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약알칼리성(pH7.4)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는 방법은 면역요법밖에 없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밝혀내 소량부터 점차 양을 높여가며 주사, 차후 그 물질에 다시 노출되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는 치료할수 없다?
"갖가지 방법을 다 써 봤지만 소용이 없다"며 치료를 포기하는 알레르기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최근 개발된 약은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나 꾸준한 치료를 하면 증상을 완벽하게 억제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치료약이 알약으로 개발되었으며 이것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줄이는 증상 개선제였다. 요즘에는 코나 폐로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질병 조절제가 사용되고 있다. 증상이 간헐적이고 가벼운 환자는 알약으로 조절되지만, 증상이 심하면 질병 조절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효과가 빠른 증상개선제만 사용, 치료가 불충분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는 매우 안전하며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이종명교수(경북대병원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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