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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또 달라지는 北의 "미군주둔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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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정부 당국이 잘못된 판단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미군철수 발언이 좋은 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16일 "조선반도 군축 문제에 있어 선결은 미군 철수이며, 그것이 실현되는데 따라 북남 군축문제도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방송도 17일 "해외동포들이 일제히 조국통일의 장애물인 미군을 남조선에서 철거시키고 민족 자체의 힘으로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북한측의 이같은 발언은 6.15 공동선언이후 김대중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가 "북한이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여러차례 밝힌 것과 전혀 달라 혼란을 느끼게 한다. 김 대통령은 올해 신년 연두회견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북한은 미군의 주둔을 인정하고 있다"며 정상회담때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대해 양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기서 대북정책 수행 등 남북문제에 있어 명확한 합의도 없이 단지 우리 측의 낙관적 정세 판단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발언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일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북측은 이와 달리 "통일문제에 외세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며 관영언론을 통해 계속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물론 이번에 북한이 '주한 미군'주둔과 관련, 강경으로 선회한 것은 미국의 북한의 재래식 병력 감축 요구 등 최근의 불편한 북.미 관계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북.미 관계 냉각이 장기화 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근거에 의하지 않은 현 정부의 섣부른 판단으로 2차남북 정상회담 및 국방장관 회담에서 '군사적 신뢰 구축'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처음부터 벽에 부딪히게 됐다는 점이다.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군축'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내거는데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이 제대로 있는지 궁금하다. 언제까지 북한의 눈치만 보며 끌려다녀야 되는지 국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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