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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맞선 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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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배필을 만나야 할텐데… 성찮은 몸에 결혼마저 못하고 외로이 사니 애간장이 탑니다". 총각 31명 처녀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안동파크호텔에서 열린 제6회 경북 장애인 맞선 대회장. 복도를 서성이며 친정 조카(35)의 맞선을 지켜보던 송영화(63·안동시 임동면)씨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조카의 맞선은 벌써 14번째. "20대 초반에 교통사고로 하반신 장애자가 된 후 혼사가 우리 가족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고 했다.

지체 장애인자인 이복 동생(37·경산)을 데려 왔다는 이순자(47)씨도 한숨을 그치지 못했다. "여러번 맞선을 주선했지만 장애인이라는 굴레를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복도에서의 이런 가슴 졸임과는 달리, 장내에서는 서먹함과 쑥스러움도 잠시.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리드로 분위기는 이내 정감에 넘치고, 참가자들은 저마다 비워진 반쪽을 찾아 이곳 저곳 자리를 옮겨 다녔다.

2시간여에 걸친 대화와 여흥의 끝자리, 각자 점찍은 상대의 이름을 적어 냈다. 이름이 일치한 쌍은 무려 10쌍. 관계자는 대성공이라 했다. 이들에게 화사한 장미 꽃다발이 한아름씩 안겨졌다.

교통사고 장애인 임정식(28·점촌)씨는 하반신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을경(27·대구)씨를 커플로 맞아 감동 어린 인사말로 장내를 숙연케 했다. "제가 이 사람의 발이 돼 평생을 아끼고 보듬으며 살겠습니다. 또 힘 닿는 대로 둘이서 함께 사회의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좌절에 빠져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경북 장애인 재활협회 박창희 회장이 이들 커플에게 격려와 데이트 비용을 건넸다. 이번에도 짝을 못찾고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하게 된 참가자들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현석 협회 사무국장은 "오늘 만난 커플들도 결혼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너무 많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지난 5차례 맞선 행사에 300여명의 장애인이 참가, 46커플이 만들어졌으나 결혼에 성공한 경우는 너무도 적다는 것. 행사 의도는 좋지만 자금·인력 부족으로 체계적인 사후 지원이 불가능한 것도 한 원인이라 했다. 천신만고 끝에 찾았던 짝을 상심으로 떠나 보낸 뒤엔 장애인들의 마음 상처가 더 깊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24일 만난 커플은 희망할 경우 오는 10월 경북도가 도청 강당에서 열 장애인 합동결혼식에서 예식을 치르게 된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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