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량中企 모셔라" 은행들 대출경쟁

상당수 기업 및 서민들의 돈 빌릴 길이 원천 봉쇄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출할 곳을 찾지 못한 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저인망식 탐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중기에 대출할 경우 규모가 작은 가계 대출과는 달리 여신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는데다 부실 채권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내남없이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고전적인 방법인 '지인 동원' 이외에 '언론에 보도된 기업 먼저 확보하기', '정부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기업 끌어들이기', '타 금융기관 거래 기업 뺏어오기'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

심지어 동일 은행의 서로 다른 지점끼리 신규 거래처를 먼저 차지하기 위한 집안싸움을 벌이는 사례도 있다.

ㄱ은행 모 차장은 최근 언론에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소개된 업체 대표를 접촉하려다 여의치 않자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직접 도움을 요청, 회사 관계자를 소개받았다며 신용도가 높은 기업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되는 기업들은 기본적인 기업 재무구조 및 성장가능성을 믿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모든 금융기관들이 기업 소개 코너를 주목하며 서로 먼저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책자금 지원을 담당하는 대구시 중소기업과에는 자금을 지원받는 업체 현황을 파악하려는 시중은행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정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아는 사람들을 동원, 싼 금리를 제공하겠다며 주거래은행을 옮길 것을 권유하는 영업점들도 많다.

ㅅ은행에서 연리 10.5%에 2억원을 대출받은 대구 성서공단 모 기계금속업체는 금리를 2%포인트 낮춰 주겠다는 한 시중은행의 제의를 받고 고민하고 있는 상태.최창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지회에도 우량 기업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며 "은행들의 우수 기업 확보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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