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인디언 추장 '앉은 황소(Sitting Bull·1831년경∼1890년)'의 일대기는 수많은 소설과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백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테러리스트나 강도, 좀도둑에 불과했다. 영화에서처럼 그는 인디언들을 이끌고 역마차와 백인농장을 습격하고, 기병대와 싸움을 벌인 전사(戰士)였다. 지금까지 백인중심의 역사는 그의 투쟁에 대한 배경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않은채, 인디언들이 얼마나 미개하고 포악한 종족이었다는 거짓 이데올로기만 유포시켜왔다. 일제가 백범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로 보는 시각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로버트 서 어틀리는 '시팅불'(김옥수 옮김, 두레 펴냄)이란 역사책을 통해 백인들의 인디언에 대한 기존 인식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시팅불을 "참다운 인디언이었고 진정한 인간이었으며 자신의 전통 문화를 완벽하게 수호하려던 사람"이라고 기존 인식과 다른 평가를 내렸다.
'시팅불'은 부족민의 땅을 침범하는 백인과의 싸움을 벌이며 진정한 창과 방패의 역할을 한 인디언 추장 '앉은 황소'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는 수우족의 한갈래인 훙크파파족으로 태어나 어릴때부터 남다른 용기와 지혜로 용맹을 떨쳤다. 1869년 수우족 전체의 최고전투 추장으로 추대된 '앉은 황소'는 백인들과 수많은 전투를 치러나가며 자신들의 생활터전을 지키려 했다.
◈방만적 존재서 현실적 인간으로
그는 1874년 수우족과 샤이엔족 전사들과 함께 남북전쟁의 영웅인 커스터 장군의 제7기병대를 리틀빅혼에서 전멸시키는 전설을 남기지만, 결국 백인들의 무차별 공세에 밀려 캐나다까지 건너가 결사항전을 벌인다. 굶주림과 헐벗음에 시달리던 그는 백인들에게 항복해 보호구역에서 살다 동족인 인디언 경찰에게 살해되는 비참한 최후를 마친다.
저자는 영화에서나 등장하고 추상적, 낭만적 존재였던 '앉은 황소'를 현실속에 꿋꿋하게 살아간 인간으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인디언들의 아픈 역사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지만, 휴머니즘만 가미했을 뿐 전체적으로 백인들의 시각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한 느낌을 주는 게 다소 아쉽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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