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보급 월인석보 발굴

조선 세조 5년(1459) 무렵 편찬한 불교 관련 한글 초기 문헌인 '월인석보'(月印釋譜) 가운데 지금까지 그 존재를 전혀 알 수 없었던 권20이 새롭게 발굴됐다.

더구나 이번에 공개된 권20은 16세기 즈음 사찰에서 초간본을 베낀 이른바 복각본이 아니라 세조 당시의 초간본으로 밝혀짐으로써 국보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전체 25권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월인석보'는 이제 권3, 5, 6, 16, 24의 5권만 제외하고 모두 20권을 갖추게 됐다.

최근 '월인석보' 권23과 권25를 잇따라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 바 있는 한성대문헌정보학과 강순애(45) 교수는 '월인석보' 20여권중에서도 새로운 자료인 권20을 지난달 28일 한성대에서 열린 서지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공개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권20은 '월인천강지곡'에 실린 노래중 제341곡부터 411곡까지 모두 71곡을 싣고 있는 세조 때 초간본으로 가사문학, 국어학, 불교학, 서지학 분야의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월인석보' 전체 25권중에서도 세조 때 초간본으로는 이번이 17권째이다.

이번에 발견, 공개된 권20은 내용과 성격으로 볼 때 석가가 그의 적장자인 가섭에게 법을 전하는 정법안장과 부모에 대한 효도 및 석가의 전생의 부모에 대한 효도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권20은 세종의 작품인 '월인천강지곡'을 앞세우고 그에 어울리는'석보상절'을 적절히 배열한 다음, 여기서 더 나아가 해당 주제와 관련된 여러 불교경전을 한글로 번역해 붙이고 있다.

권20에 동원된 불교 경전은 '석씨계고록'(釋氏稽古錄)'불조통기'(佛祖統紀)'잡아함경'(雜阿含經) '태자수대나경'(太子須大拏經) 등이 있다.

이로써 기존에 알려진 권13~19와 마찬가지로 권20 또한 법화경에서 내용을 따왔으리라는 학계의 추정이 완전히 잘못됐음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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