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회의 빛으로 사회 밝히리

"아들아! 네 잘못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불행 앞에 굴복하지 말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아비는 네가 참 사람이 되어 떳떳하게 사는 것을 보고 눈을 감는 것이 소원이다".

도박과 마약을 탐닉하며 죄를 지어 7년째 청송 제2보호감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영환(41.가명)씨가 지난 95년 아버지로부터 받은 마지막 편지. 김씨의 어머니는 자식이 중형을 구형받자 '부모의 도리를 제대로 못해 자식이 저 꼴이다'며 극약을 마셔 숨졌다. 10년을 동거한 아내는 자식을 버리고 가출했고, 8살난 철없는 딸은 엄마를 찾아 헤매다 교통사고로 먼 길을 떠났다. 그리고 아버지마저 아들이 떳떳하게 사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가 싸늘한 철창 속에 있는 가운데 유명을 달리했다.

세상을 원망하던 김씨는 사랑하던 사람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난뒤 "지은 잘못의 천만분의 일이라도 용서받는 길은 진실로 참회하면서 가난해도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고 뒤늦게 자각했다.

대구지방교정청(청장 신광조)은 1일 김씨의 수기처럼 영남지역 교정시설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갱생수기와 신앙수기, 시, 수필, 독후감, 효도편지글을 모아 교정수기 및 문예작품집인 '겨울에서 봄으로'(제8집)를 발간했다. 김씨처럼 순간의 잘못을 저지른뒤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66명의 절절한 삶과 한, 반성을 담았다.

신광조 대구교정청장은 "사연 하나하나 마다 가슴저미는 내용으로 가득하나 모두 다 싣지 못해 아쉽다"고 권두 인사를 했다.

수기집 발간을 후원한 대구교정연합회(회장 하영태)는 3일 대구 모식당에서 정기총회 및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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