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이프오르간 도입 붐

수천가지 음색을 지녀 '악기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는 파이프오르간 도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파이프오르간 연주의 활성화와 저변인구 확대 등 지역 음악이 한단계 더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계산성당은 폴란드 ZYZH사로부터 파이프오르간을 구입, 지난달 20일부터 성가대 자리에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계산성당은 지난 99년부터 도입을 추진, 모금운동을 통해 구입기금을 마련했으며 제작사에서는 한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5억원의 파이프오르간을 2억원의 염가에 판매했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도입된 제품은 1천736개의 파이프와 2단 건반, 28개의 음향조절장치를 가진 소형. 파이프 하나 하나에서 나오는 소리의 울림을 듣고 음을 조절하는 정음과 조율 작업을 거쳐 5월 초순부터 미사때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계산성당은 연간 3~4회 파이프오르간 전공자 초청 연주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파이프오르간 선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6월 3일에는 외국에서 파이프오르간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을 초빙, 파이프오르간 설치 기념연주회도 가진다.

또 설치 후 5개월까지 거의 매일 조율을 해주어야 하는 등 설치보다 유지관리가 더 어려운 파이프오르간의 특성상 지난해 11월 최창대 총회장을 비롯 5명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독일에서 유학한 파이프오르간 전문가 등 2~3명을 영입, 조직적인 관리와 운영을 할 계획이다.

파크호텔도 국내 호텔 가운데 처음으로 신축중인 호텔 인터불고 내 컨벤션센터에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하고 있다. 파크호텔은 인터불고 호텔의 상징이자 컨벤션센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99년 3월 파이프오르간 도입을 추진, 2년간의 수작업을 통해 지난 4월 파이프오르간을 국내로 들여왔다. 시가 17억여원의 독일 GGO사 제품으로 3천500개의 파이프오르간, 5단건반, 51개 음향조절장치가 있다.

파크호텔은 파이프오르간 설치를 위해 컨벤션센터를 높이 11m로 건축한데 이어 파이프오르간 관리와 이용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계명대학교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한 전현주(30.여)씨를 고용, 지난 4월까지 독일유학을 시키는 등 인력 육성에도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18일까지 설치를 마감 한 뒤 정음과 조율작업을 벌여 8월부터 본격적인 연주에 사용할 방침이다. 파크호텔은 호텔 소유라는 개념에서 탈피, 실습과 연주회 등을 통해 지역 음악인들에게 문호를 최대한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파크호텔은 또 호텔 로비, 커피 숍 등의 공연에 활용하기 위해 5억여원을 들여 500여개 파이프를 가진 이동식 파이프오르간도 함께 구입했다.

파크호텔은 오는 16일 오후 7시 패션쇼 등 호텔 인터불고 개관기념 공연을 가진 뒤 6월에는 나훈아 디너쇼를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역에는 이미 여러대의 크고 작은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연주에 사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계명대학교 아담스채플에 있는 독일 슈케사의 파이프오르간. 지난 99년 계명대학교 개교 45주년 기념으로 아담스채플을 준공하면서 도입됐다. 슈케사의 519번째 작품으로 3천800여개의 파이프와 3단 건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구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파이프오르간이 종교용으로 도입돼 규모가 작고 종교행사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아담스채플 파이프오르간은 전공 학생들과 시민들을 위한 교육, 연주용으로 사용되면서 지역 음악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부광교회에도 체코 Rieger Kloss사의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 99년 6월 도입되었으며 11개 스탑, 2단 건반을 가지고 있다. 주로 예배용으로 사용되며 1년에 1~2차례 전공자를 초빙해 연주회를 갖고 있다.

또 대명성당에도 지난 91년 독일교회에서 기증 받은 800여개 파이프와 2단 건반으로 구성된 파이프오르간이 있다. 노후해서 지난해 후반기부터는 사용하지 않고 폐기처분 단계에 와 있다.

이밖에 베네딕도수녀원에도 파이프에 전자오르간을 결합한 파이프오르간이 15년전 설치되어 1주일에 두번 미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교회음악과에서는 아담스채플에서 정기적으로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27일 채문경 이화여대 교수를 초청, 파이프오르간 독주회를 가진데 이어 오는 14일에는 김춘해 계명대 교수의 독주회를 개최한다.

김교수는 바로크시대 오르간 음악의 세속적 경향에 반대, 교회 전통음악을 고수한 프랑스 오르가니스트 그리니의 '창조자 성령이여 오소서'를 통해 정교하고 섬세한 선율을 들려줄 계획.

또 불협화음과 생동감 있는 리듬이 잘 드러난 랑글래의 '중세 조곡 오르간 미사'와 본 윌리암즈의 '웨일즈 찬송선율에 의한 3개의 전주곡', 락클래어의 '예배식' 등을 연주한다.김교수에 이어 28일에는 권언수 계명대 교수가 독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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