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횡단철도( TCR)-쿠이툰우루무치 서북쪽에 위치한 쿠이툰시까지는 총연장 240㎞,왕복 4차로의 고속도로가 시원스레 뚫려있다. 취재팀은 오후 7시께 이 고속도로를 이용,쿠이툰을 향했다. 사막을 가로질러 만든 도로다 보니,길은 마치 자로 그어놓은 듯 끝없는 직선이다. 건설한지 3년정도 됐다지만 이용자가 적어 노면은 새것이나 다름없고 톨게이트도 건물만 있을뿐 사람이 없다. 행여 맞은편에서 자동차라도 지나칠 요량이면 반가운 마음에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인적이 드물다. 고속도로는 쿠이툰에 가기까지 철도와 평행선을 그리며 달린다.
쿠이툰에 도착한 것은 자정께였다. 그곳에서 취재팀을 맞은건 뜻밖에도 폭죽놀이. 간선로를 막아놓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몰려나와 폭죽을 터뜨리고 있었는데 이는 보름을 맞는 중국 고유의 전통행사였다. 그러나 쿠이툰은 이같은 폭죽놀이와는 대조적으로 철저히 준비된 계획도시다. 중국에선 드물게 농촌지역이 존재하지 않는 신흥공업도시다. 1990년 9월1일 장쩌민 국가주석이 철도 북강선(우루무치~알라산코우 460㎞) 개통식에 참석하기 전까지 이곳은 인가라곤 10가구 뿐인 황량한 벌판이었다. 그러나 불과 10년만에 투산즈 석유화학공업기지(정제능력 연 500만t)가 있는 석유화학기지로,철도조차장과 화물집하창고가 있는 TCR 물류요충지로 탈바꿈했다. 인구도 25만명으로 늘었다.
또 2개의 성(省)급 경제개발구에선 면제품과 농기계,설탕 등이 생산되고 있다. 다음날 아침 취재팀은 물류시설중 하나인 쿠이툰 당국의 자랑거리,서부공업무역시장을 찾았다. 일종의 백화점(연면적 15만㎡)인데 현재는 1단계(6만㎡)공사만 끝난 상태. 길이 360m,폭 36m 크기의 2층 콘크리트 건물이다. 안내를 맡은 쿠이툰시 공산당 부서기 리진후어(여)씨는 이 건물을 7개월만에 지었다고 자랑이 대단했다. 그는 이 시장의 상권이 주변 300㎞에 이른다고 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인접한 CIS 국가들을 포괄한다는 설명이다. 1층 출입구 근처에선 한국산 섬유제품이 눈에 띄기도 했다. "입주상인에 대해 2년간 모든 세금을 면제해 주고 1년간 집세도 받지 않습니다. 토지사용료 역시 50년뒤 전액 환급합니다". 리진후어 부서기의 말이다. 이러한 쿠이툰의 기적은 전적으로 철도에 힘 입었다고 할 수 있다. 1958년 중국 정부는 카자흐스탄 국경도시인 드루즈바까지 철도 연결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구 소련과의 관계악화로 이는 무산됐고,이후 쿠이툰은 중앙정부의 관심밖으로 밀려나 방치돼 왔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북강철도가 개통된 뒤 철길을 타고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TCR 물류중심지로 급부상한 것이다. 소위 '중앙정부가 사상을 바꾼 결과'였다. 쿠이툰 철도물류기지를 통한 수출입 물량은 지난 1999년 350만t에서 지난해 425만t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지난 1월까지만 45만t을 처리,연말까지 450만t은 거뜬히 초과할 전망이다. 쿠이툰 당국은 내년에는 물류처리량에서 경쟁자이자 지금까지 최고자리를 지켜온 TSR의 만주리(지난해 500만t) 를 추월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철도부 북강철로공사 펑핑성(封平生) 총경제사는 늦어도 오는 2010년엔 처리물량이 8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철도부는 지난 3년동안 108억원 들여 우루무치~알라산코우 460㎞ 전구간중 371㎞구간에 대해 시설개량을 해 여객열차의 평균속도를 시속 120㎞까지 높였다. 화물열차도 80㎞ 이상 낸다. 철도부는 올해 50여억원을 추가 투입,잔여구간에 대한 시설보완을 완료하고 2005년까지 전구간 속도를 140㎞(여객 기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중국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쿠이툰 철로판사처 량수치안 주임은 "TSR 만주리는 150년 전에 건립됐다. 그에 비해 쿠이툰은 10년전에 세워져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의선이 복원돼 한국에서 많은 물량(2005년 62만 TEU 〈20피트짜리 컨테이너〉예상)이 오더라도 우린 전혀 문제가 없다. '오정반열(五定班列.시간,운임 등 운송요소를 뜻함)'을 내가 담보하겠다"고 말했다. 쿠이툰 철도 당국자들이 이렇게 큰소리 치는데에는 부채가 '0'일 정도로 탄탄한 쿠이툰시의 재정상황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글.김기진기자
사진.김영수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