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데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주류다.
미국 IT(정보기술) 침체 등 대외 환경 악화와 생산.설부투자로 대변되는 국내산업의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플러스 반전은 기대난이었다는분석이다.
문제는 감소 폭이다. 소폭의 마이너스일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두자리수에 육박하는 9.3%의 감소율을 기록, 무역전선 전반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곤두박질하는 수출=4월 수출은 3월과 유사한 골격을 띠고 있지만 감소폭이 1.8%에서 9%대로 커진 만큼 내용도 훨씬 악화돼있다. 우선 수출리드 품목인 반도체와 컴퓨터 등 IT품목이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도체는 16메가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32.6%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컴퓨터 역시 LCD 단가하락으로 30.5%나 줄어들었다. 이는 3월 감소율(-19.2%, 11.4%)보다 감소폭이 10~20%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그간 수출의 버팀목이 돼온 전통품목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선박수출은 무려 20.7%나 줄었고 섬유류(-8%), 철강(-5.3%), 석유화학(-0.4%)도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자동차(21.4%), 무선통신기기(19.6%), 기계류(24.3%), 자동차부품(6.7%)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8.9%),아세안(-8.9%), 미국(3.3%) 등에서의 손해를 중동(28.4%), 중국(27.2%), 중남미(16.5%) 등 이른바 '3중(中)'시장에서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출급감 현상은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5.74%, 3월 실적 기준), 대만(-1.8%), 싱가포르(-1.8%)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점에서 그리 심각히 여길 필요가 없다는게 산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수출감소의 원인을 외부요인으로만 돌리기에는 수출입 구조가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치솟는 소비재 수입=수출감소세 속에서도 1~4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32억달러로 정부의 올해 흑자목표치(100억 달러)의 30%를 넘어서면서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흑자규모가 확대양상을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입이 감소한데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소비심리 회복은 지난달 불요불급한 소비재 수입만 10% 가량 늘려놓았을 뿐, 정작 산업활동과 직결되는 원자재와 자본재의 수입 감소폭은 각각 20.1%와 23.4%에 달했다. 소비재 수입은 지난달보다 2.2% 포인트 늘어난 반면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감소폭은 15.3%와 5.8% 포인트가 증가하는 불안한 수입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자본재는 △1월 -8.8% △2월 -4.9% △3월 -5.1%로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재수입은 최근 소비자기대와 평가지수로 볼 때 갈수록 상승세가 커지면서 불필요한경기과열 분위기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3, 4개월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불안한 흑자행진=수출 마이너스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수출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LC(수출신용장) 내도액은 1월 -6.0%, 2월 -19.3%, 3월 -15.1%에 이어 4월 -18.0%로 갈수록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수출구조도 반도체와 컴퓨터 등 IT업종의 부진이 세계적 경기침체에 영향을 주면서 다른 업종에 까지 파급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T업종을 대신할 선박.플랜트 등 중화학업종이 어느정도 수출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1/4분기 최대의 호황을 누린 선박 수출은 2/4분기부터 수그러들 것이란 관측이 높고 플랜트 역시 조심스런 증가세에도 불구, 본격적인 회복을 장담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산자부는 미국 경기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변수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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