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유치요? 총알 한 발 없이 전쟁터 나가는 기분입니다. 공장용지가 있어야 유치협상을 하지요."
대구시청 외국인투자상담실 배영철 실장은 지난 달부터 외국기업 유치에는 거의 손을 놓았다. 공장을 세울 땅이 동났기 때문이다.
올 들어 대구·경북지역 외국기업 유치에 빨간 불이 켜졌다.
2일 현재 지역의 외국인투자 유치규모는 대구 418만달러, 경북 954만달러로 모두 1천372만달러. 지난 한해동안 유치액 8억8천만달러의 1.55%에 불과할 정도로 실적이 크게 부진하다. 〈표 참조〉
문제는 용지난으로 향후 상당기간 외국 제조기업을 유치할 전망이 없다는 데 있다대구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한두 건의 외국기업 유치사업이 완료되면 제조업체를 유치할 산업단지 용지는 더 이상 한 평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 센서업체, 일본 자동차부품업체 등을 비롯해 대구지역을 노크하는 외국기업은 늘고 있지만 대구시로선 "기다려달라"는 말 외에는 더 할 일이 없다.경북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외국기업이 선호하는 구미·경산·경주·포항지역 산업단지 용지는 거의 동났고 임대용지는 도내를 통틀어 아예 없어, 산업단지 용지가 풍부한 타 시도나 임대용지가 많은 수도권에 비해 투자환경이 크게 불리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일본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가 산업단지 내 공장용지 5천평만 주면 분양가에 관계없이 들어오겠다며 작년부터 찾아왔지만 남아있는 것은 부도업체의 소규모 용지뿐이어서 끝내 유치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반면 타 시도에는 산업단지 미분양용지가 많이 있어 유치작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 경남의 경우 사천시 진사산업단지, 양산시 어곡산업단지 등지에 모두 50만평이 넘는 미분양용지를 갖고 있으며 평균 분양가도 평당 30만원선으로 대구 50만원선에 비해 크게 낮다. 이 때문에 진사공단은 5만평 규모에 투자액 2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어곡공단은 6천평 규모에 3천만달러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경북도는 구지산업단지나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 등의 조기조성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 그 때까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외국인 유치전략을 바꾸는 것도 검토 중이다.
대구시청 배 실장은 "그러나 서비스업체 유치로 선회할 경우 수출판로 개척, 선진기술 도입 등 제조업체를 유치하는 데 따른 각종 이점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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