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 백설공주" 미백 신드롬

미백(美白)열풍이 일고 있다.여성이라면 누구나 하얗고 깨끗한 피부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크다. 특히 한국 등 동양 여성은 전통적으로 하얀 피부를 선호해 왔는데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투명화장'은 여성의 미백욕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인터넷 피부미용 사이트에는 박피시술이나 기능성 미백화장품에 대한 문의와 정보를 나누려는 여성 네티즌들로 북적이고 있다.

주근깨·기미·잡티 등을 없애준다는 박피시술(스킨스케일링·바이탈이온트·크리스털필링 등). 1회에 수 만원이며 효과를 보려면 수 십만원 이상 목돈이 드는 이 시술은 40·50대 중년 여성에게 인기를 끌더니 최근엔 10·20대 신세대 여성들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상당수 피부과의원들은 4, 5년 전부터 최신 의료기구를 도입해 치료 중심에서 박피시술 등 '피부관리'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피부관리실이나 미용실에서도 미백화장품이나 팩 등을 활용해 여성의 피부 관리프로그램을 마련, 아름다워지려는 여심(女心)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피부관리실이나 미용실에서는 검증되지 않는 약물, 기구 등으로 피부를 벗겨내는 의료행위를 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수성구의 한 피부관리실 관계자는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10대 여학생에서 20·30대 직장인, 주부 등은 물론 잡티와 기미를 없애려는 50·60대에 이르기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며 "경기는 어렵다고 해도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가꾸려는 투자는 줄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주부들 사이에는 박피시술이나 피부관리를 받기 위한 '계'를 만드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최모(38·주부·달서구 용산동)씨는 "친구 4명과 함께 기미와 잡티를 없애는 박피시술을 받기 위해 매달 4만원씩 모으고 있다"면서 "케이블방송이나 잡지 등을 통해 피부관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알려지면서 피부관리실은 물론 피부과의원까지 찾는 주부들이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화장품 업계도 스킨, 로션, 아이크림, 에센스, 영양크림 등 피부를 하얗게 하는데 필요한 이른바 화이트닝 라인이라고 불리는 미백화장품 시장을 놓고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태평양은 4월 중순에 '아이오페'브랜드에서 7개 제품으로 구성된 '화이트젠 라인'을 내놨다. 이 제품은 물질 및 기술 특허 출원은 물론 대한화장품학회와 아시아화장품학회에서 효능이 발표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화이트 파워 마스크 워시오프팩'과 '화이트 파워 크리미 나노에멀전'을 내놨다.

샤넬은 최근 '블랑 쀼르떼'란 미백화장품을 출시했다. 프랑스어로 '눈부시게 하얀 순수함'이라는 뜻을 가진 이 제품은 식물성 추출물과 감초, 비타민C 추출물이 들어가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

랑콤은 '블랑엑스퍼트XW'를 출시했다. 미백성분을 강화한 클렌징폼부터 기미 등을 엷게해주는 스폿코렉터, 에센스 등 5가지로 구성됐다. 일본화장품 SKⅡ도 지난 3월말 '3단계 딥화이트닝 시스템'을 내놨다.

지난해 국내 미백화장품 판매시장은 1천500여억원. 올해는 국·내외 업체간 신제품 개발과 판촉 경쟁이 고조돼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2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