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남 왜 일본갔나

북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0)씨로 추정되는 인사가 위조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된 사건은 당사자가 북한 최고 권력자의 후계자로 지목돼 왔다는 점에서 숱한 의문점을 던지고 있다.

◆ 왜 일본에 입국하려 했나

입국 목적은 크게 신병 치료, 관광, 정치적 망명, 견문(정보 수집) 목적 등으로 꼽힐 수 있으나 이중 망명이나 신병 치료는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일본의 북한전문가들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것은 관광 또는 견문. 일본 언론에 따르면 '김정남'은 체포된 후 "관광차 왔다. 도쿄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어 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제의 김정남이 북한 컴퓨터 개발 조직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점을 들어 일본의 정보기술(IT) 사회에 대한 견문을 넓히기 위해 입국을 시도했을 수도 있고 일본 사정을 직접 확인해 보거나 '제왕 교육'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당국의 체포는 우연인가

실제 김정남씨의 경우 이전에도 몇차례 일본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본어에도 꽤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나리타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체포된 것은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이들의 일본 입국 사실을 사전에 포착, 입국 심사장 주변에 관계자들을 배치해 일행이 심사장을 통과하는 순간 위조 여권 소지를 알리는 신호와 동시에 연행했다는 것이다.

◆ 왜 하필이면 도미니카 위조 여권인가

일본 당국 조사 결과 '김정남' 일행은 도미니카 공화국 위조 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됐다. 그동안 북한 인사들이 수교가 없는 일본을 드나들 때는 흔히 남미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 여권의 경우 일본 입국 비자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

이 때문에 공안 당국은 일행이 하필이면 왜 중남미 소국 도미니카의 위조 여권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일본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의 위조 여권이 발각된 것은 드문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정남은 누구인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김정남은 김정일 위원장과 본처 성혜림(成蕙琳)씨 사이에서 71년 태어났으며, 81년 스위스 베른 소재 국제학교에서 유학한뒤 80년대 중후반 제네바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제네바대학 유학 당시 컴퓨터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왔던 그는 90년대 북한에 돌아온 뒤에는 국가보위부에서 간부를 역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뒷생활을 책임져주기도 했던 그는 치밀한 성격은 아니지만 국제문제와 첨단산업 등에 어느정도 식견을 갖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홍콩의 시사 월간 광각경(廣角鏡) 4월호는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아들인 김정남씨에 대해 후계자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김 위원장의 '장남'으로서의 존재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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