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에 위.변조 지폐 및 권종 감별 기능이 없다. 이로 인해 지폐가 아닌, 이와 유사한 종이류나 권종이 다른 지폐가 있어도 감별이 불가능한 바람에 고객들이 항의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대구 성서에 사는 서모(36.여)씨는 최근 모 시중은행에서 현금 79만원을 찾아 이를 인근 다른 은행에 가서 입금시켰다. 당시 이씨는 찾은 현금을 그대로 갖고 갔으나 돈을 받은 은행에선 상품권이 두장 끼어 있어 현금이 2만원 모자란다고 말했다는 것.
이씨는 "돈을 찾은 은행에 항의하자 은행측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 2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더라"며 "공신력이 있는 은행에서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재 각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동지급기(CD기)나 입출금기(ATM기)로선 위조 지폐가 들어 있어도 판별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특히 ATM기의 경우 위조지폐를 입금한 뒤 출금을 할 수도 있어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 실제 지난 97년 광주에서는 1만원권 위조지폐 181장을 입금시킨 뒤 현금 70만원을 빼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를 방지하려면 최신식 입출금기인 환류식 ATM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각 은행들이 보유한 자동화기기 가운데 환류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 대구은행의 경우 전체 1천400여대의 자동화기기 중 환류식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들은 돈을 CD기나 ATM기에 넣기 전에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하거나 지폐자동정산기(자동감별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정산기는 턱없이 부족하고 직원들도 업무에 쫓기다 보면 사전 확인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류식 ATM기는 CD기에 비해 가격이 3배정도 비싸지만 점차 교체되고 있다"며 "그 전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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