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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기도 서러운데 공원조차 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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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모(74.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 며느리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달성공원에 올 때마다 한숨부터 짓는다. 이른 아침부터 서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기' 때문. "햇살이 따가워지기 시작하면 그늘이 있는 자리를 먼저 차지하려고 난리지요.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는 쉴 곳을 찾아다니다 다리에 힘이 쭉 빠져 버리지".

매일 수많은 노인들이 찾는 달성공원, 두류공원에 노인을 위한 시설이 없다.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에서는 대구시내 공원에 노인정 등의 편의시설 설치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으나 대구시와 공원관리소는 예산부족, 부지확보 어려움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11일 오후 3시 달성공원 입구 도로변에 자리를 잡은 이모(80.대구시 북구 산격동) 할아버지는 "다리를 쭉 뻗고 낮잠을 잘 수 있는 노인정이 공원에 생기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아파트 노인정엔 할머니들밖에 없어 달성공원에서 시간을 보낸다"며 "비가 오면 한군데밖에 없는 비좁은 휴게실에, 겨울이면 양지 바른 곳에 노인들이 너무 많이 몰리기 때문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달성공원엔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20~30명 수용규모의 휴게실 한 곳과 동물우리를 개조해 만든 한 곳이 전부다. 하루 평균 600~700여명에 이르는 노인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루 1천여명의 노인들이 찾는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역시 노인들이 쉴 수 있는 시설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노인들의 요청에 따라 평상 5개와 파고라 2개를 설치한 게 고작이다.

달성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달성공원은 사적공원이어서 건물 하나 지으려고 해도 문화재청에 등록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며 "비나 추위를 피해 다니는 노인들을 볼 때면 죄송스러울 뿐이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쉴 수 있는 공간확보를 위해 구별로 노인회관을 짓고 있지만 공원내에는 노인정을 세울 수 있는 부지가 없는 데다 예산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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