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명의 노익장 걸어서 500리

동요 '고향의 봄'을 개사해 만든 행진곡을 부르며 광주에서 대구까지 500여리(225km)를 9박10일동안 걸으며 노익장을 과시한 할아버지, 할머니 12명. 이들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0여km를 걷는 대장정끝에 11일 낮 대구에 도착했다.

강행군을 무사히 마친 60, 70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얼굴에서 피곤함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젊은이들도 해내기 힘든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최고령자인 김연홍(76.대구시 동구 신천동) 할머니는 "비록 머리는 백발이 되고 주름살은 늘었지만 '노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도 걷고 또 걸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온 김종곤(72.광주시 남구 월산동)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으나 하루를 걸어보니 두려움이 없어졌다"며 "다음에는 뛰어서 광주~대구를 완주하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

환영나온 노인들이 꽹과리, 북, 장구를 치자 참가자들은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쾌거'를 자축했다.

올해로 2번째를 맞는 '동서 국토대행진'에는 영호남 60세 이상 30여명의 지원자 중 엄격한 신체검사를 거친 12명이 참가했으며 자식들의 사전허락도 받았다.

이 행사는 지난해 한 할머니가 대구시 노인종합복지회관에 "친구 3명과 남해까지 걸어가고 싶다"고 말한 게 계기. 김상근 대구시노인복지회관 관장이 할머니의 얘기를 듣고 동서화합을 도모하자는 뜻에서 광주~대구 도보 행진을 추진하게 됐고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대구, 광주지역 노인 14명이 대구를 출발, 8박9일동안 걸어서 광주까지 갔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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