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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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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승의 날. 이날 학생들은 하늘같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한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노고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한다. 스승은 지금까지 자신의 교육이 올바르고 충실했는지에 대해 반성하고, 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각오를 새롭게 한다.

올해 스승의 날은 최근 한 조사 결과와 대통령의 대학 관련 발언을 놓고 볼 때 최소한 대학에서는 기념할 만한 날이 아니다. 학생과 교수 다수가 스승의 날을 기념할 만한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절반이 하루 한 시간도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대학의 역할에 대해 대학생의 열 명 중 네 명이 대학이란 입학만 하면 졸업하는 곳이라고 대답했다. 결국 많은 대학생은 목적 의식도 없이 놀기만 한다는 것이다. 놀기만 하는 학생을 어떻게 대견해 하고, 이들을 보면서 무슨 각오를 새롭게 할 것인가?

스승은 더 문제다. 대통령이 실력 없는 교수는 퇴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 한 편 올리지 못하면서 20년 전에 만든 노트로 평생을 우려먹는 교수들이 문제란다. 교수가 실력이 없으니 학생 눈치를 보고, 적당히 학점을 주고 있다는 지적 앞에서는 차라리 탄성이 터진다. 제자 눈치만 살피는 교수들을 어떻게 학생들이 존경할 것인가? 학생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적당히 학점을 주는 교수들의 은혜를 어떻게 갚는다는 말인가?

우울한 스승의 날이다. 정작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 원인은 제쳐놓고 일부 현상만을 가지고 대학 전체를 매도하는 일이다. 왜 공부하지 않고,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할 수 없는가? 사회적 원인과 구조적 이유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비난만 해대는 현실이 정녕 우리를 우울케 하는 것이다.

공부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교육하고 연구해도 보람이 없고 여건이 안 된다면 학생과 교수는 차라리 놀고 말 일이다. 훌륭한 선생은 공부 안 하는 학생을 꾸짖기만 하는 선생이 아니다. 학생이 공부하지 않는 원인을 파악해 제거해 줌으로써 스스로 공부하게끔 만드는 선생이 좋은 선생이다. 대학을 걱정하는 높으신 분들과 우리 사회도 역시 마찬가지다.

동양대 교수.경영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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