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학생들 미 자작차 경주대회 출전

영남대 자작 자동차 동아리 '천마 드림메이커(Dream Maker)'가 국내 처음으로 미국자동차학회(SAE)가 주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2001 미니 포뮬러'에 출전했다.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가 공동 협찬할 만큼 권위있는 자작 자동차 경주대회.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실버돔에서 현지시각 16일 오후부터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세계 각국의 아마추어 자동차 제작팀 125개가 참가한다. 아시아에선 작년 첫 참가한 일본을 제외하고 영남대 천마 드림메이커가 유일하다. 96년 국내 최초로 자작 자동차 대회를 개최,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국제무대는 처음.

영남대 팀이 이번 대회에 첫 참가하기까지 '자동차에 미친 청년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팀 대표인 김승현(기계공학부 2년)군을 포함해 참가자 12명 중 절반 이상이 대회 준비를 위해 1학기에 휴학했다.

천마 드림메이커 회원인 신지훈(섬유패션학부 2년)군은 "비가 새는 천막공장에서 작년 12월부터 밤새워 작업했다"며 좬외국팀들은 경주용 엔진을 구입해 사용하지만 우리는 일제 모터사이클 엔진을 구입해 자동차용으로 개조했다좭고 말했다.부품이나 외장까지 주문제작이 가능한 외국과 달리 모든 부품을 수작업으로 제작해야 했다. 마땅한 가공기계가 없어 줄칼로 일일이 갈아 만들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외면 속에 자동차 부품센터를 찾아다니며 대회 비용을 마련했다. 주머니 돈을 보태 자동차 제작비 1천500여만원을 댔다. 참가비용은 학교측이 일부 부담했지만 결국 학생 1인당 50만~100만원씩 내야 했다.

반년 가까이 피땀을 흘린 끝에 자동차를 완성했다. 천마 드림메이커로선 첫 도전한 610cc급 엔진 자동차. 종전의 125cc급은 여기에 비하면 장난감이다. 출력도 103마력으로 기존 자작차보다 9배가량 높다. 경주용 차로서 구색은 갖춘 셈.

그러나 좋은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다. 외국 팀들은 50명이 넘는 대부대가 출동해 조립부터 정비·정보수집·경기진행까지 꼼꼼히 챙긴다. 프로 경주용 차를 연상케하는 외국 차에 비해 겉모양도 투박하고 군데군데 서투른 조립 흔적도 보인다."어쩌면 망신만 당하고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꼴찌를 해도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중간에 힘들어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참가하게 됐습니다. 잘 된다면 12월 호주 대회도 나가겠습니다". 영남대 천마 드림메이커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밝힌 포부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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