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 전대통령에 대한 입장 밝히라'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는 25일 "그동안 이회창 총재에게 '박 전 대통령 시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뜻을 몇차례 전달했으나 확실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며 이 총재에게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명확한 관계 정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또 "각종 선거에서 지원유세에 나서면 자연스럽게 박 전 대통령 얘기가 나오는데, 내가 하는 말과 당의 입장이 틀린다면 모순"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재.보선과 지방선거, 대선에서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을 뜻을 피력했다.

박 부총재는 이어 이 총재가 지난해 경기도 성남 새마을연수원에서 열린 의원연찬회 때 연수원내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전시관을 둘러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연수원장의 권유를 거절했고,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때 단 한차례도 박 전대통령 묘소를 찾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대구.경북지역 일부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고 묘소를 찾지 않는 것도 이 총재 눈치를 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면서 "이제는 당에서 빨리 입장 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측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것 아니냐"면서 "이런 시점에 이 총재가 그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재 측으로서는 박 부총재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당내 개혁.소장파의 반발이 우려되고 거부할 경우 최고의 상품가치를 지닌 지원 연사를 잃게 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편 전직 대통령과의 연쇄회동에 나서고 있는 박 부총재는 26일 낮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방문, 오찬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지난 80년 5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지난 3월 29일 열린 박 부총재의 후원회 행사에 전 전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준데 대한 감사의 뜻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양측이 전했다.

박 부총재는 지난달 13일과 24일에는 각각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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