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 대구방송이 올해 들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역에 대한 애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강세인 SBS를 등에 업은 바람에 고유의 목소리가 약했던 TBC가 아닌가. 창사 6년의 짧은 역사를 봐서도 TBC의 약진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랬던 TBC가 이젠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있는 것 같다. 특집 '지역대학의 생존전략', '금호강을 살립시다' 캠페인, 지역사랑 토론회 등, 올초부터 지역 언론사가 다뤄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갔다. 그 가운데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대가야'가 백미다. '대가야'는 KBS의 '역사스페셜'과도 진배없다. 오히려 제작 열성이 더 돋보인다. 제1부 '능선 위의 고분, 4국시대를 말한다'(5월22일 밤 10시55분부터 70분간), 제2부 '잃어버린 5백년의 왕국'(5월23일 같은 시간)은 신라, 고구려, 백제가 힘을 겨루던 시대에 가야국도 문화의 큰 줄기를 더했다며 3국이 아닌 4국 구도를 주창하고 있다.
경북 고령에서 생성된 대가야국이 금관가야에 이어 후기 가야의 주도세력이 되었다는 학설을 소개하면서 대가야 5백년의 흥망성쇠를 방대한 자료와 많은 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재조명했다. 35명 이상을 순장시켰던 고령읍 지산동 44호 고분내의 실증분석과 함께, 매장된 철기와 토기들을 통해 당시 문명 수준을 가늠케 해 주었다. 또한 대가야 철기문화가 서부 경남과 호남 동남부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바다 건너 일본 여러 지역까지 영향을 끼쳐 생활과 전쟁의 도구들이 현지 유물과 비교, 흡사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업적도 컸다.
TBC 제작진은 무려 두 달 동안 국내 16곳, 일본 6곳을 찾아 취재했고, 18명에 달하는 한.일 역사학자들의 증언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런 열정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컴퓨터그래픽 수준도 지역방송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TBC가 이같이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앞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더 많은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모니터회 류우하 wooh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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