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오토의 최신작 '미켈란젤로의 딸'은 단순히 '재미'라는 점만 본다면 성공적인 소설이다. 예술을 바탕에 깔고, 수백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역사가 있고, 그리고 불꽃같은 사랑...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책은 예술과 사랑, 역사와 픽션, 여성.인종문제 등을 교묘하게 섞어놓은 '잡탕밥'같은 느낌을 준다. 오토의 작품 '아메리칸 퀼트'가 영화화되고 성공을 거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작품도 그 연장선상에서 쓰여진 것 같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대본을 보는 듯 극적인 요소와 흥미를 가득 담고 있는 책이다.미켈란젤로(1475~1564)가 피렌체에 머물던 1500년대 초에 살던 여성 줄리에타 마르셀과 그녀의 후손이며 1900년초의 여성 사진가 로미 마치의 얘기를 두축으로 해 소설이 전개된다. 두 여성은 예술가의 재능을 타고 났지만 여자가 예술가로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의 편견때문에 좌절하고 고뇌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다는 줄거리다.
미켈란젤로와 그의 작품인 다윗(다비드)상은 다른 세대를 살았던 두 여성의 예술적 재능과 꿈을 이어주는 중요한 상징물로 등장한다. 미켈란젤로를 사랑하게 된 줄리에타가 작업중에 떨어져나온 '다윗상'조각을 훔쳐 자신의 사랑과 예술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그 조각은 500년후 그녀의 후손 로미에게 전달돼 되살아난다.로미는 고향인 미국에서 흑인 사진가 오거스틴과 사랑에 빠졌다가 주위의 편견때문에 파리로 도피를 하고 사진작가로 생활을 시작한다. 유럽을 떠돌며 방황을 하던 로미는 피렌체에서 '다윗상'을 보고 감명을 받은뒤 예술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고 오거스틴과 재회하면서 '해피엔딩'을 맞는다.
작가는 두 여성이 살던 시대 1500년대초와 1920~30년대에 활동한 수많은 예술가들을 작품속에 등장시키고, 소설을 마치 미술사의 한 장면을 묘사한 듯 그려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대중의 예술적 호기심과 여성의 감수성을 한껏 자극하는 책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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