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학교조차 없어졌지만, 경북 군위군 우보면의 한 시골에 있었던 봉산초등학교는 내 유년시절의 꿈이 아로새겨진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나는 이름 석자도 제대로 못썼는가 하면 '즐거운 하루생활'을 '질거운 하유생활'로 발음하여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으니, 맏자식인 나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게 깊고 교육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의 가슴이 어떠했을까마는, 내 행동이 바르지 못 할 때는 매섭게 회초리를 들면서도 좀처럼 화를 내시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심부름을 잘했거나 책이라도 읽고 있으면 크게 칭찬을 하셨다. 내성적인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었지만, 나는 어머니의 깊은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부끄러워 한 적이 많았다.
지금도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마치던 날을 잊지 못한다. 정근상을 받던 날, 그날처럼 어머니가 기뻐하는 모습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그 때 이후 나는 어머니를 정말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고, 열심히 공부도 하게 되었다. 6학년 때 어린이 회장이 되고 우등상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어머니의 희생과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훌륭한 어머니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교육자인 나보다 교육이론이 밝은 어머니도 만나고, 자녀의 학업과 소질을 찾기 위해, 교육 전문서적을 읽고 인터넷 정보망을 활용하는 지혜로운 우리 젊은 어머니들도 만난다. 이럴 때마다 나는 우리 교육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마음 든든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좋은 학교보다는 좋은 가정이, 좋은 선생님보다는 좋은 어머니가 더 소중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지순한 열정으로 아이들의 가슴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으며 어려운 세상 살면서도 제 자리를 지키는 우리 어머니에게 격려를 보낸다.
대구중앙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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