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가짜 디스크

50대 중반의 여자 환자가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난 다음 걷거나 아픈 쪽으로 돌아 누울 때 엉덩이와 사타구니 허벅지가 계속 아프다며 내원했다. 검사결과 허리디스크 증상은 없었고 엉덩이 물주머니에 염증이 있었다.

우리 몸의 관절 주변에는 여러 개의 물주머니가 분포해 있다. 의학적으로 '점액낭'으로 불리는 이 물주머니는 관절 근육이 운동할 때 주변 조직과 근육들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허리 디스크가 생기면 허리나 엉덩이가 아프면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있다. 허리디스크만 이 같은 통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엉덩이 물주머니 염증은 가장 흔하게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병이다.

엉덩이 물주머니 염증은 허리나 엉덩이 운동시 엉덩이 근육들 사이의 마찰에 의해 염증이 생긴 것이다. 특별한 원인없이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으나 양쪽 다리길이가 차이 날 때, 허리디스크 엉덩이관절염 등과 함께 발생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엉덩이와 다리에 통증이 있거나 허리디스크를 치료하였는데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주로 40, 50대에서 잘 생기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많다. 허리보다 엉덩이나 허벅지 뒤쪽 또는 바깥쪽으로 통증이 있고, 심한 경우 통증이 장딴지나 발목 바깥으로 뻗치기도 한다. 이 증상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앉아 있을 때보다 서 있거나 걸어 다닐 때 증상이 악화되고, 특히 계단을 오를 때 더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양반자세를 하고 앉거나 밤에 아픈 쪽으로 돌아 누웠을 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엉덩이 물주머니 염증을 치료하는데는 허리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치료, 항염증 약물복용, 국소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치료, 물주머니 내에 항염증 주사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물주머니 주사요법이 치료 효과가 가장 빠르다. 환자의 80~90%는 1주일 간격으로 2,3회 주사하면 염증이 가라 앉는다.

박기영교수(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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