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뉴욕대학을 갓 졸업한 한 젊은이가 공장의 막노동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5년간 궂은 일을 하면서 기업활동과 노동문제에 눈뜨기 시작했다. 그후 노동신문 기자로 변신, 57년에는 '포천'지 워싱턴특파원이 된다. 특파원으로 백악관을 출입하던 70년, 그는 자신의 경험과 대학 졸업논문을 바탕으로 '미래의 충격'이라는 책을 발간, 전세계에 파문을 던졌다. 이후 '제3의 물결' '권력이동'을 잇따라 내놓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젊은 날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뉴욕에서 막일하던 5년간이 "나의 진정한 대학과정이었다"고 술회, 또한번 충격을 주었다. 미래학자는 현재에 대한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지적해주며, 여러 대안들을 제시해준다. 미래연구를 하는 명망있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는 현재 20여명이나 된다. 이들은 모두 남성이고 비교적 고령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 많은 미래학자 중에서 유독 앨빈 토플러가 우리국민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국민이 비탄에 잠겨있을 때 그는 한국을 방문, TV 대담을 통해 "지금 한국을 총체적 위기로 보지 않는다. 경제 기적(奇蹟) 이후에 오는 과정일 뿐이다. 위기를 경제기적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IMF 한파속에서도 한국의 정보화에 대한 열기는 한마디로 대단했다"는 노학자의 희망적인 발언은 늦은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 그가 '21세기 한국의 비전'을 보고하기 위해 엊그제 다시 한국을 찾았다. 3년전 한국에 대한 자신의 예측력에 힘을 싣기라도 하듯 "이미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한국은 BT(생명공학)의 가장 중요한 수요자이자 수출주도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일본은 수출주도형 제조업에 과도하게 집중, IT기술을 경제전반으로 확산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신경제로의 전환에 실패했다"는 분석은 우리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제3의 물결'에 바이오 혁명이 합쳐진 것을 '제4의 물결'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지금 이 물결의 선두에 서 있는 셈이다. 그의 말처럼 현재 고통스럽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미래는 역시 기다리고 준비하는 자의 몫이 아닌가.
윤주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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