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에 집중돼 왔던 가뭄 피해가 점차 남쪽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큰 피해가 없던 군위.의성 지역에서도 농용수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100일간 겨우 30.6mm의 비가 내린 의성의 사과 주산지인 옥산지역에서는 사과 나무가 대량으로 말라 죽고 있다. 신계리 김부득(43)씨 과수원에서는 이미 200여 그루가 죽었다. 김씨는 "사과나무 잎이 누렇게 변하고 열매마저 곯아 나무를 캐내 땔감으로 쓰려 나무를 자르고 있다"고 했다. 끊겨진 나무 밑둥치에는 물기가 하나도 없었다.
정자리 신진섭(42)씨 과수원에서도 25그루를 파 내는 등 350그루가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20그루를 캐 냈다는 입암리 김수두(59)씨 과수원 1천700 그루 중에서도 1천그루가 한해 산태였다. 옥산뿐 아니라 춘산면 효선2리 김희군(53)씨도 "사과나무 1천그루 중 100그루가 말라 죽었다"고 했다. 봉양 지역에서는 자두나무들 역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군위.의성 등에서는 양파.마늘 등 봄작물의 수확이 아직 끝나지 않아 논의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지 않으나, 이들 2모작 논의 모내기가 시작되는 이번 주말쯤부터는 상황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때문에 양파.마늘 수확에 정신을 뺏겨 왔던 농민들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성에서는 읍.봉양.안평.신평.단촌.금성.사곡 등의 2모작 논 2천450ha의 모내기가 곧 시작될 시점이나 쌍계천.미천.남대천.위천 등이 진작 말라 붙어 있다. 군위 경우 위천이 고갈됐고 저수지들도 바닥을 드러내, 2모작이 대부분인 의흥면 탑뜰 들녘 하천수도 점차 말라 들고 있다. 모내기를 준비한 박정영(45.수북리)씨는 "4시간이면 1천여평 논에 물을 댈 수 있었으나 지금은 꼬박 이틀이 걸린다"고 했다.
김성환(44.읍내리)씨는 "풍부했던 물도 한계에 다다라 탑들 모내기가 한꺼번에 시작되는 이번 주말쯤엔 물전쟁이 날 것"이라 했다.
이에 따라 군청도 대책 마련에 들어 가, 예비비 9억여원을 긴급 투입해 111구간의 하천을 뚫고 108개 지점에 다단양수 및 간이양수 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농가에도 굴삭기 임차료, 양수 기름값, 양수기 수리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군의회도 11일부터 열기로 했던 임시회를 이날 조기 폐회했다.
칠곡군청은 모내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벼 대신 콩.조,옥수수.메일 등 대파 계획을 마련했다. 곡창지 경주에서도 저수지 389개 중 12개가 말라 붙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군위.정창구기자 j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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