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술 문제는 제시문에 나타난 죽음에 대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서로 다른 태도의 차이점을 기술하고 이를 논거로 활용하여 인간이 죽음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를 쓰는 것이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복잡하여 주어진 분량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일단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제시문 (가), (나), (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차이점을 분석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죽음에 대한 태도가 정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태도는 제시문의 내용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고 이 셋과는 다른 새로운 것일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태도를 중심에 두고 기술하면서 다른 관점이 어떤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지를 논증하면 된다. 이렇게 쓰는 방법이 가장 편하게 글을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후자의 경우는 셋의 관점을 요약 제시하고 그 차이점을 밝히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죽음에 대한 자세를 제시하면 된다. 어찌 보면 쉬워 보이지만 막상 써 보면 그렇게 쉽지 않은 형식이다. 이렇게 쓰기 위해서는 주어진 자료 제시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죽음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번 논술 문제에서는 남산여고 3학년 김소연 학생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뽑았다. 학생의 글은 문제에 대한 이해가 약간 부족한 것이 흠이다. 입시 논술에서는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읽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대로 충실하게 써 주는 것이 좋은 논술이다. 학생의 글은 죽음을 정신적 죽음과 육체적 죽음으로 나누고 인간이 죽음을 숙명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수용하므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완성시켜 나가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본론에서는 제시문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태도를 간략하게 제시하고 그 문제점을 제시했다. 어떻게 보면 문제에서 요구한 것을 잘 소화하여 쓴 것 같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학생의 글 전체가 짜임새가 없다. 본론과 결론의 유기성이 결여되어 있다. 본론의 논의를 바탕으로 학생의 견해인 결론이 도출되어야 하는데 학생의 글은 본론과 결론이 각각 따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결점이다.
경북여고 3학년 김명진 학생의 논술도 대체로 잘 쓴 것에 속한다. 그러나 학생의 글은 결론이 두 단락으로 구성된 것이 문제점이며 제시문에 나타난 세 가지에 대한 분명한 태도가 결여된 것도 문제점이다. 결론은 한 단락으로 쓰는 것이 좋다. 마지막 단락은 없는 것이 더 낫다. 글의 내용이 논증적인 것이 되지 못하고 수필적인 것이 되었다. 특히 결론에서 필연성이 없는 소견 논거는 쓰지 않는 것이 낫다. 결론에서 제시문에 나타난 세 가지 태도에 대한 막연한 초월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논술에서는 이렇게 쓰면 양시론이나 양비론에 빠지는 글이 된다. 논술은 논의되고 있는 것이 어떤 면에서 더 바람직하고 덜 바람직한지를 논증하는 글이다. 양비론이나 양시론은 그들 내용의 차별성을 따지는 논리적 사고의 결여를 의미한다. 이런 점은 앞으로 유의해야 한다. 선덕여고 3학년 김선주 학생의 글은 전반적으로 논술이 되지 못한다. 논술은 선언적 글이나 계시적인 글이 아니다.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논증하는 글이다.
▶논술을 월 1회(마지막주 금요일) 게재함에 따라 문제 출제와 결과 발표 간 2개월 차이를 1개월로 줄이기 위해 이번 주는 문제 출제 없이 결과만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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