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분단 후 처음으로 만나 역사적인 6.15선언을 한 지 1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의 심정은 크게 착잡하다. 6.15선언이 반세기 이상 갈등과 대립상태에 놓여있던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드는데 초석을 놓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남북간 평화정착과 궁극적으로 통일의 길을 여는 것은 민족사의 거스를 수 없는 대명제이다.
그러나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통한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이라는 6.15선언의 기본정신은 1주년을 맞은 지금 중대한 시련을 맞고 있다.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도발 행위와 이에 대한 정부당국의 대처방식은 국민들에게 햇볕정책에 대한 진한 회의감을 안겨주고 있다.
북한상선이 13일 또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북한은 6.15선언 1주년을 맞아 제집 드나들듯 우리 영해와 북방한계선을 넘나들고 있다. 김동신 국방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 선박이 영해나 NLL을 다시 침범할 경우 무력대응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번 침범에도 수수방관하면서 소극적 대응을 했다. 북한이 남북 화해분위기 조성에는 아랑곳 없이 제멋대로 자신들의 대남전략을 실천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측은 비굴할 정도로 저자세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 정부만 일방적으로 북한측의 눈치만 보며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화해 무드에 매달리며 주권을 포기하는 사태를 계속 지속할 것인지 심각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만섭 국회의장이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답방해달라고 애걸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대북 관계에 있어 의연한 자세와 균형감을 잃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제 남북관계에 있어 정부당국이 화해에 대한 일방적인 기대감에 따라 '주권'까지 포기하면서 북측에 구걸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어디까지나 냉엄한 현실에 근거해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정도라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원칙'을 지키고 또 단호한 상호주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북한도 북.미 대화가 시작된 지금, 조건없이 남북 대화에 나서는 등 진실된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6.15정신에 따라 어디까지나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지 일방적으로 합의사항을 파기하거나 영해를 침범해 남한의 대응을 시험해 보는 구태의연한 작태는 즉각 멈춰야 한다. 북한은 6.15선언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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