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물놀이 장단에 한국인의 피 느껴요

덩덩 쿵다쿵, 쿵다쿵 쿵쿵당당… 청도 온누리 국악예술단 전수관(화양읍 유등리)에서는 요즘 경쾌하고 신바람 나는 북소리가 인근 들판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북소리의 주인공들은 러시아 사할린의 '에트노스(민속) 예술학교' 한국인 3세 초중학생 15명. 방학을 이용, 고국의 전통예술을 전수받기 위해 지난 12일 도착, 국악 수업을 받고 있다.

그곳에서도 민속무용을 전공하는 이들은 지금까지 북한 무용만 배워 왔다고 했다. 그러다 1999년 광복절에 그곳으로 가 공연했던 온누리 국악예술단과 인연을 맺었다. 올해 연수는 작년에 이은 두번째. 사물놀이, 부채춤, 살풀이춤 외에 가야금.대금 등 기악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인솔교사 이정자(54)씨는 "한국의 사물놀이 등은 전혀 배울 길이 없었는데 아주 귀한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도착 첫날 '날뫼 북춤' 연수를 시작한 학생들은 서툰 우리말로 단어 익히기도 어렵지만, 휘모리에서 자진모리, 덩덕궁이, 굿거리로 넘어가는 장단 익히랴, 리듬 익히랴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몸만은 덩실덩실 신명난 모습.

온누리 국악단 구승희(15.이서중2)양은 "이들이 작년엔 영남농악의 웃따리 풍물을 배워 갔으나 올해는 날뫼북춤을 주로 배우고 있다"며 북채 잡는 법 등 기초자세를 지도하고 있었다. 구상본 온누리 단장은 "이들에게서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걸 느꼈다"며, "15일간 최선을 다해 가르쳐 사할린에 우리 전통예술이 전파되는 발판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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