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추.벼 농약피해 확산

오랜 가뭄 때문에 농약 약해가 잇따라 발생, 농민들이 영양제를 뿌리는 등 비상 조치를 하고 있으나 많은 고추밭이 폐농되고 있다.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조희덕(45)씨는 지난 14일 2천400여평의 고추밭에서 고추를 뽑아내고 밭을 갈아 엎었다. 지난 4월말 모종을 한 뒤 제초제를 뿌려 뒀으나 가뭄으로 고춧대가 성장을 멈추자 농약 농도가 높아져 잎이 오그라들고 열매가 맺히지 않는 약해가 발생했다는 것. 조씨는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리고 비료를 물에 타 뿌렸지만 잎만 무성해짐으로써 오히려 줄기가 부러지기만 해 배추라도 심으려 고추농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일월면 섬촌리 신춘석(64)씨도 같은 경우로 3천여평 고추 밭이 피해를 입어 고추가 포기당 1∼3개 밖에 달리지 않았다고 했다. 인근 도계리 조모씨 1천평, 청기면 월촌마을 이모씨 1천평, 입암면 삼산리 박모씨 400평 등은 응급 조치로 영양제를 주고 있으나 가망이 없다고 농민들은 말했다. 영양에는 이같은 피해 농민이 10여명 있고, 피해 면적도 몇만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해는 옮겨 심은 어린 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청기면 가곡리 권종호(65)씨는 "물이 없으니 약해가 심해져 상당 면적을 뽑아내고 다시 심었다"고 했다. 농업 관계자들은 "가뭄.고온이 지속되면서 작물들이 수분을 빨리 흡수하는 바람에 약 기운이 깊숙이 침투한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영양 고추시험장 권태룡(40) 실장은 "약해 외에 가뭄으로 인한 바이러스 피해도 우려된다"고 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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