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합리화.방어 도구로 변질
최근 신설된 KBS '시사포커스', MBC '미디어 비평' 등 방송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청한다. 한겨레신문 대한매일 중앙일보 경향신문 연합뉴스 등 인쇄 매체들도 잇달아 미디어 비평 코너를 강화하거나 신설하여 건전한 매체비평문화를 형성해 나가려는 바람직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각계에서는 언론개혁에 대한 각종 토론과 세미나 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 이렇듯 개혁의 요구가 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방송에서 신설한 미디어 비평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비평 프로그램은 자사 이기주의적 보도태도조차 비판해야 할 것인데도 오히려 자기를 방어하고 주장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또 방송매체마다 자기 논점을 정당화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종 자료나 소스를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지난 16일 MBC '미디어 비평'을 보면, 노동운동과 매체의 보도태도를 매체별로 분석했는데 이는 기사가 가지는 일반적인 가치와 정당성은 배제하고 일부 편향적 시각으로 보지 않았는지 의심이 된다. 이 프로그램이 각 매체 기사의 중요부분만 인용하여 더빙하거나 도표를 사용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려 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딱딱해서 시청자의 눈을 장기적으로 고정시키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시류를 따라 급조된 코너는 잠깐 시청자의 흥미를 끌 수는 있지만 결국 반짝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비평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시각을 제대로 얻어내고 생명력을 더하려면 남의 흠을 들추기보다는 냉철한 자기 비판이 앞서야 하며, 그 어느 매체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비판, 근본적인 비판이 되어야 한다. 자사 이기주의적 시각에 편향되어 타 매체의 지엽적인 문제나 꼬집어내다 보면 결국 애써 피운 소중한 생명력이 잠시 빛을 내다 사라질 뿐이라는 것이 자명해진다.
미디어모니터회 김긍연 zzinsal@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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