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사막을 빠져나온 전갈 한 마리가 두 마리가 세 마리가중공군 병사처럼 무수히 밥상 위로 기어오릅니다. 바닷게를 집으려던 스테인레스 젓가락이 덜덜덜덜 떨립니다. 사막의 왕국인 내 노래의 집게발도 고압선에 감전된 듯 덜덜덜덜 떨립니다.
먼 바다로 열린 길은 어디 있는지, 덜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비밀번호를 눌러봅니다. 나는 오늘도 세끼분의 공복과 하루분의 권태를 자동지급 받습니다. 당신 때문입니다.
-강현국 '악어와 악어 사이'
의미가 명료하지 않은 시는 시인의 시적 전략이 개입된 시이다. 이 시도 그런 시가운데 하나이다. 불가해하고 무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일상을 앞에두고 구체적이고 분명한 내용을 말할 수 있다는 게 어불성설이라고 이 시는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TV 속의 전갈 때문에 밥상 위의 바닷게를 집는 손이 덜덜 떨리듯이 현대사회는 사물의 본질보다는 이미지로 살아가는 것인지 모른다. 그 이미지에 휘둘린 삶이란 바로 권태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못한 가짜 삶인 것이다.
김용락〈시인〉







































댓글 많은 뉴스
청도반시축제·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16일 개막
민주당 전대 흔든 '신천지 개입설'…집단 입당 정황 드러났다
李대통령 "국익지키는 외교 해야…굴종·사대적 태도 지양"
광주 軍공항 이전 '특혜 속도전'…TK는 '대놓고 차별'
이진숙, 방미통위 국감서 제척…국힘 불참 속 범여권 12표로 의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