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ABM 체제속 MD 추진

미국이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폐기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러시아 측도 ABM 협정 테두리내에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개발과 실험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폐기 의사를 밝혔던 ABM 협정에 대해 보다 유연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미-러 양국간 미사일 방어(MD) 계획을 둘러싼 새로운 협상 제의가 전망되고 있다.

◇ABM 협정 폐기 재검토=조지 W 부시 미국행정부 관리들이 미국의 미사일방어력을 제한하는 ABM 협정을 폐기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관리가 설령 ABM 협정을 폐기하더라도 적어도 '당장' 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 미 관리들은 향후 2년 또는 그 이상에 걸쳐 ABM 협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미사일방어망 개발을 계속할 수 있음을 지적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일부 관측통들은 이런 부시 행정부 발언에 대해 백악관이 ABM 협정을 당분간 손대지 않음으로써 국방부가 미사일방어망 구축 초기 단계에서 외교마찰을 최소화하길 원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다른 관측통들은 부시 국가안보팀이 논란과 고비용, 어려운 신기술을 수반하는 프로젝트(미사일방어망)에 대한 공약을 재검토하고 있을 가능성마저 제시했다.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민주.미시간)은 부시 대통령이 대선 유세 때 "ABM 협정은 폐기돼야 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당장 배치하길 원한다"고 밝혔으나 그런 견해는 지금 "우리는 시험해본 뒤 효과적일 경우 배치를 모색할 것이다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1972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ABM 협정은 핵탄두 미사일 확산을 막기 위해 전역 방어를 위한 단일 시스템 구축과 이동요격미사일체제 시험.개발 등을 금지하고있다.

◇러시아의 대응=러시아는 미국이 1972년 체결된 ABM 협정의 테두리 안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 개발과 실험을 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국을 방문한 이고리 세르게예프 전 국방장관 등 러시아 협상팀이 "러시아가 미국측에 ABM 협정을 위반하지 않고도 전역미사일방어(TMD)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 방안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는 이같은 양보의 대가로 양국의 전략 핵탄두 수를 각각 1천500개 미만으로 줄이자는 제의를 미국이 받아들이길 희망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의 제의는 1977년 협정에서 규정한 미사일방어 능력의 제한을 해제함으로써 미국이 ABM 협정을 파기하지 않고서도 미사일방어 구상을 실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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