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영양의 50%를 책임지고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논 농업. 그 가치를 사람들은 흔히 예사롭게 넘겨 버린다.
쌀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마도 발단일 터. 쌀의 연간 생산액은 10조원 가량이다. 삼성경제 연구원 민승규 박사는 우리나라 술 시장도 연간 10조원에 달하다고 했다. 그 중요하다는 쌀이 겨우 술 정도에 불과하다니!… 이렇게 폄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따위 술 정도밖에 안돼서야 되겠나, 쌀값이라도 올리자"고 분개하는 사람 역시 적잖을 지 모를 일.
그러나 논 농사에는 쌀 값과 거의 맞먹는 또다는 공익 기능이 있다고 농촌진흥원은 제시하고 있다. 어림 잡은 것이 7조8천억원에서 13조4천억원에 이르는 규모.연구에 따르면, 우선 벼가 수행하는 공기 정화기능의 값어치가 4조6천억~5조7천억원에 이른다. 연간 2천146만t의 탄산가스를 흡수하는 대신 1천400만t의 산소를 방출하기 때문.
또 오수 정화 기능의 값어치가 연간 1조2천억~5조9천억원에 달한다. 194억t의 물을 사용함으로써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을 정화하고 논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유지, 지하수오염을 줄이는 역할을 논 농사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홍수 방지 기능이 갖는 역할이다. 그것의 재해 예방 값은 8천800억~1조6천원. 국내 홍수 조절용 6개댐이 담을 수 있는 15억4천만t의 1.5배에 이르는 물(연간 23억t)을 가두는 것이 바로 논이라는 얘기. 연간 2천600만t의 토양 유실을 막아 우리에게 주는 토양보전 기능도 900억~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마지막 것은 수자원 함양 기능. 소양강댐 저수량의 8.3배에 달하는 연간 157억t의 물을 지하수로 저장시키는 것이다. 그 값이 또 5천800억~9천800억원 어치쯤 된다고 했다. 그 외에도 기능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여름철 물을 증발시켜 줌으로써 대기 온도를 조절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도 그 중 하나.
이런 저런 측면을 감안할 때, 개별 지가라는 자산 가치를 제외하고도 논 1ha의 연간 가치는 2천855만9천원에 달한다고 농업기반공사 최현순 용수관리부장은 주장했다. 쌀 생산 699만원, 공익적 가치 추정액 2천156만9천원을 합한 액수라는 얘기이다.
이는 "논 농사를 지키는 것은 바로 당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도시인을 가르치는 이야기인 셈이다. 쌀 농사가 망한다면 그같은 공익적 기능도 마비되고, 그런 다음엔 남의 나라 쌀을 사 먹으면서 여타 환경보전 기능이나 시설도 사 들여야 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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