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어느 영화잡지가 '배우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누구냐'는 설문조사에서 1위로 나타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스캔들마저도 하나의 현상으로 유행시켰다. 그녀가 가수 겸 배우인 에디 피셔와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일 때 대중은 가정을 파괴시킨 테일러보다는 데비 레이놀즈를 '남편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여자'라며 질타했다. 또 '클레오파트라' 촬영장에서 리처드 버튼과 사랑에 빠지자 이번에는 피셔의 행동으로 인해 그녀가 떠났다며 피셔를 비난했다.
스타는 90%의 재능과 10%의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롯데월드 고적대 출신의 심은하가 한국 최고의 스타가 된 데는 운도 크게 작용했다. 데뷔 초기 그녀가 산사에서 촛불을 켜 놓고 언약식을 한 사진이 일제히 언론매체에 전송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신문이 배포된 바로 그때 북한의 김일성 주석 사망으로 인해 이 스캔들은 땅 속에 묻히고 말았다. 또한 드라마 '사랑한다면'에서는 눈물연기가 너무 많아 화장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맨 얼굴과 까맣고 짧은 헤어스타일로 연기했고, 이 화장법과 헤어스타일이 새로운 유행이 되기도 했다.
할리우드 독립 제작사의 칼멜은 '플로렌스 로렌스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스타로 탄생시켰다. 하지만 스타 탄생이 오직 언론 매체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 2시간 이상의 운동을 통해 깡마른 체격을 유지해야 하고, 최고급 레스토랑의 식사와 같은 경험을 통해 매너도 익혀야하며, 독후감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지적 수준을 지녀야하고 무엇보다 착한 마음과 훌륭한 생활습관을 갖추어야 한다.
영화 '아찌 아빠'를 촬영할 때의 일이다. 신인급 심은하가 '연예계의 오버카리스마'로 불리는 그 당시 대스타 최민수와 걸레 자루를 들고 크게 다툰 적이 있었다. 그가 감독이 해야하는 연기 지도를 대신하고 감독보다 더 좋은 의자에 앉는 등 부당했기 때문이다. 이후 심은하의 상대역은 박신양과 이성재가 맡았고 이들을 스타로 만드는 데 최민수가 일조(?)했다. 영상매체에서 스타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 클로즈업. 심은하가 여기에 잘 적응한 것은 '심은하만의 표정'인 개성 때문이다. 개성은 전체와의 조화에서 표출되는 것. 부분성형은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반짝 스타가 되기를 바라지 않은 경우 스타는 성형을 하지 않는다. 스타에게 중요한 것은 개성, 심성과 함께 운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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