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니 '제비아파트'붐 둥지, 고급요리로 수출

금융위기 여파로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에 고급 요리의 재료인 바다제비집 채취를 위해 '제비 아파트'건설 붐이 일고 있다.

북부 수마트라 카와산과 캄풍 클링, 아야한다, 템붕, 라부한 델리, 상갈 등 대부분 지역에는 제비집 생산을 위한 수백∼수천 동 아파트가 마구잡이로 건립돼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게다가 제비 유인을 위해 인공 제비 울음소리를 내는 카세트를 수시로 틀어놓아 소음공해까지 유발하고 있다. 수익성이 더욱 높아지자 불법 인공 아파트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존 상가건물까지 제비 아파트로 불법 용도변경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중국 왕족들이 즐겨 먹었던 희귀 음식으로 알려진 바다제비집은 중간 상인을 거쳐 중국과 싱가포르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다. 제비 타액이 섞여 만들어지는 둥지는 ㎏당 1천600만∼1천700만루피아(한화 약 200만원)에 판매돼 카와산 지역에서만 매월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제비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지역 전체가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유령의 도시'를 닮아가고 제비 배설물로 인한 악취가 진동, 주민들이 각종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대다수 일반 주민들의 거센 불만을 감안, 3층 이상의 건물을 금지하고 소음 배출 허용치를 낮추는 등의 규제를 마련, 2002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나 실효를 거둘 지는 극히 의문이다. 바다제비둥지가 최고의 별미로 꼽히는데다 각종 질병을 고치는 특효약으로 믿고 있는 중국인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 한 거액의 달러벌이를 하는 제비 아파트 붐을 재정난에 시달리는 행정당국이 굳이 막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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