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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곰팡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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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콤팩트 디스크)를 먹거나 크기가 축구장의 1천200여배나 되는 별난 곰팡이 2종류가 스페인과 미국에서 발견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연사박물관은 최근 CD를 먹는 곰팡이가 발견됐다고 발표해 각종 자료를 CD에 담아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중앙아메리카에서 수입된 CD에 묻어 스페인으로 온 이 곰팡이는 CD와 플라스틱은 물론 알루미늄까지 잠식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 물질을먹는 곰팡이는 드물기는 하나 새로운 곰팡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CD를 공격하는 곰팡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나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아열대 지역으로부터 비슷한 사례들이 e메일을 통해 마드리드 자연사박물관으로 접수되고 있다.

스페인 국립 바이오테크놀로지 센터 마크 발 박사는 "CD를 먹는 곰팡이 등장에 너무 놀랄 필요는 없다"며 "이 곰팡이는 고온다습한 아주 특수한상황에서만 활동하므로 일상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곰팡이는 썩지 않는 각종 생활 및 산업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미국 오레곤 주 블루마운틴 산맥에서 발견된 또 다른 곰팡이는 엄청난 크기와 나이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르밀라리아 오스토예(Armillaria ostoyae:일명 꿀버섯)로 불리는 이 곰팡이의 크기는 무려 890ha로 축구장 1천220개를 합친 면적과 맞먹는다. 나이도 엄청나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뿌리 또는 지표면을 통해 번식하는 이 곰팡이의 나이는 2천400살로 추정되고 있다.

블루마운틴 산맥 숲속의 버섯군락에서 이 곰팡이를 보았다면 거대한 몸집의 극히 작은 일부분을 본 것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이 '꿀버섯' 곰팡이는 나무의 수분과 영양을 빼앗아 고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곰팡이가 숲속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나무를 고사시켜 새로운 개체가 숲속으로 유입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고사한 나무는 새를 비롯한 숲속 동물들에게 안식처를제공한다는 것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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