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일현의 입시상담실

고3 재학생입니다. 방학 한 지 벌써 열흘이 지났는데 별로 한 것 없이 시간만 낭비한 것 같아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의지가 굳지 못해 결심을 해도 삼일을 넘기지 못합니다. 충고의 말씀 부탁합니다.

결심이 굳지 않아 사흘을 못 가는 경우를 가리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합니다. 스스로의 결심을 지속적으로 지키고 실천해 나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말입니다.혹자는 옛 사람들이 현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의지력이 강했다고 합니다. 얼핏보면 맞는 말처럼 들립니다. 왜 그럴까요. 옛날에는 결심한 사항을 지켜나가는데 있어서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사람을 유혹하는 요인들이 오늘날보다 적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명체란 단백질의 존재 양식이고, 환경과 일체를 이룬다"라는 F 엥겔스의 말을 생각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일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이 충만해 있는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현대는 단 하루도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 환경이 매순간 우리를 탈선하도록 유혹합니다. 집에서는 TV와 컴퓨터, 거리에는 온갖 선정적인 간판이 난무하고,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까지도 마음을 심란하게 만듭니다. 워크맨은 교실에서조차 우리의 귀를 유혹하여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환경만 탓하며 하루하루를 아무렇게 그냥 보낼 수는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엇을 이루고 성취한 사람은 한동안주변환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단일한 목적을 향하여 일정 기간 극도로 단순해 질 수 있는 사람만이 목표를 달성합니다. 젊은 시절이런 훈련을 쌓은 사람만이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일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한번의 결심이 삼일 지속된다는 것은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특히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큰 욕심을 내지 말고 한번 결심한 사항을 우선 삼일간만이라도 실천해 봅시다. 그리고 삼일 째 되는 날 다시 새롭게 결의를 다지면 어떨까요. 일 주일에 두 번씩 작심(作心)하도록 노력합시다. '작심삼일'을 한탄하지 말고 오히려 생활화하면 어떨까요.

대구일신학원진학지도실장

j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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