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줌마-품앗이 과외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안선희(33·대구시 달서구 장기동 파랑새마을)씨는 아이들이 방학하자 더 바빠졌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동네 아줌마 4명이 방학에 맞춰 '품앗이 과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품앗이 과외란 이웃끼리 가르칠 수 있는 교과목을 서로 달리해 자녀들을 공동으로 지도하는 것.

과외비를 줄일 수 있고 아이들의 성격을 서로 잘 알고 가르치기 때문에 꼼꼼하게 보살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푸른방송에서 신문활용교육(NIE) 강좌를 듣는 안씨와 도현자(32)씨가 NIE를 맡고 학원 운영 경험이 있는 김은영씨가 피아노 교육을, 박영숙씨는 장소와 간식을 제공한다.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만 해도 힘드는 일인데, 얼마나 다행입니까. 아이들도 시간 여유가 생겨서 좋고요"

안씨는 피아노학원에 가기 싫어하던 아이가 즐겁게 피아노 수업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또래들과 잘 어울리고 엄마들도 교육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특히 6명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신문활용교육. 종이를 오리고 붙이고 하는 손동작 위주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 한다. 도현자씨는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지내기 때문에 아이가 하나 뿐인 경우 사회성을 기르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자랑했다.

그렇다고 이들은 눈에 확 띄는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놀이를 같이 해보고, 다른 집의 교육방식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많이 얻었기 때문이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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