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원 등 공공시설 관리 엉망시민 의식도 '몰지각' 수준

기록적인 무더위속에 시민들이 몰리고 있는 대구시내 수영장, 공원, 하천변 등의 공공시설 이용과 관리가 '수준이하'다.

시민들이 이용하고 간 자리에는 쓰레기가 넘치기 일쑤고, 부서지고 고장난 시설물이 어딜가도 수두룩하며, 다중이용 장소마다 '금지 팻말'을 무시하는 몰지각한 행동이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5일 오후 2시 신천야외수영장 인근 수돗가. 이곳에 설치된 4개 수도꼭지 손잡이는 모두 부러졌고 하나는 잠금장치마저 고장나 계속 물이 새고 있었다. 수영장 주차장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엔 일반 승용차들이 차지했지만 단속은 없었다.

올 여름 도심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신천 둔치의 관리 상태도 엉망. 대봉교 부근 교각 기둥엔 유치한 낙서가 범벅이고, 한쪽이 부서져 나간 벤치엔 과자봉지, 담배꽁초, 비닐봉지 등이 쌓여 있었다. 이동식 화장실은 지붕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각종 오물로 심한 악취를 풍겨 이용이 어려울 정도였다.

생활체육광장 철봉대는 떨어져 나갔으며 농구대 그물망은 반쯤 찢어진 채였다. 광장부근 보안등 안정기는 반쯤 튀어 나와 철사에 대충 묶여져 있었다.

또 신천둔치는 오토바이 진입 자체를 금지해 놓고 있지만 수성교 다리 밑은 오토바이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공원내 도로는 아예 주차장이었다. 야외음악당 앞 편도2차로 도로는 길가·중앙선 할 것 없이 불법 주차로 막혀 있었다.

롤러 브레이드장 인근 잔디밭은 무단 진입한 사람들로 어지럽기 짝이 없었고, '세탁·세면 금지' 표지판이 있는 음수대엔 발을 씻거나 수건을 빠는 사람들로 줄이 서고 있었다. 특히 산속에서 고기를 굽거나 라면을 끓여 먹는 몰지각한 행동이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이를 지도·단속하는 손길은 찾기 어려웠다.

자녀들과 함께 공원내 두류수영장을 찾은 주부 이모(36.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구내 매점이 시중보다 2~3배 비싸다"고 불평했다.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매일 행락객들과 수십차례 실랑이를 벌이지만 강제력이 없어 대부분 우습게 안다"며 "하루종일 한 곳만 지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질서를 지켜주지 않으면 힘들다"고 머리를 흔들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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