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지만 그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작가들에게 누드 작품에 대해 물으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다. 인체의 비례와 균형, 표정, 해부학.... 그림한점에 녹아 들어가는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화가들은 대학시절부터 누드 연습을 하지만, 이를 즐겨 그리는 작가는 의외로 많지 않다. 한 작가는 "잘못 그리다간 실력이 바로 들통나기 때문에 이를 피하는 작가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풍경화나 정물화의 경우 테크닉과 색감 등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누드만큼 작가의 기본기를 보여주는 척도도 드물다.
또 누드화는 모델의 자세, 빛 등에 따라 수천 수만가지 구도와 변화를 주기 때문에 작가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데 매우 유용한 장르다.
작가들이 개인전을 열면서 꼭 누드 몇점씩을 끼어넣는 것도 관람객에게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누드를 통해 '내 실력은 이정도'라고 말없이 웅변하고 있다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구상작가의 경우 명성과 누드 솜씨가 정확하게 비례하는 것도 재미있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반증이다.
지역 구상작가들의 대부격인 장이규(47) 이원희(45.계명대 서양화과 교수)씨의 누드 작품도 역시 뛰어나다. 장씨는 다소 메마른 듯한 색감으로 인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모델과 배경화면의 대비를 강조하는 화풍이다. 이씨는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 서양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밝은 화면에 생기있고 환상적인 누드를 보여준다.
장이규씨는 "풍경화를 비슷비슷하게 그리다보면 지겹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지만 누드를 그리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면서 "소우주로 일컬어지는 인체의 미를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병헌 곽동효 이철진 조몽룡 등 지역의 이름있는 구상작가들도 누드를 즐겨 그리는 편이다. 이중 이병헌씨는내년에 대규모 누드 전시회를 구상하고 있으며 조몽룡씨는 올해초 누드화집(이종출판사 펴냄)를 발간해 관심을 끌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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