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혼자 시간을 견디며 서 있었던 것이다아버지 뒷산으로 가 눕고

일곱 자식 세상으로 길러낸 집의 뼈대들

하나 둘 허물어지는

흙담이 내려앉고 외양간이 무너지고 오래된

제비집이 툇마루에 흙과 떨어져 쌓이는

텅 빈 집,

모시고 간다간다 하던 아버지 제사

빈 고향집에서 지낸다

큰방 아랫방 아궁이에 군불 들어가는 소리

타다탁 그러다 굴뚝 위로 연기 솟아오르고

무너진 담벼락 위로 아버지 산소가 있는

뒷산에서 빈집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이종암 '빈집'

지금도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야말로 비바람 속에서 혼자 시간을 견디는 빈집이 수두룩 하다. 이 빈집에서 난 일곱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나갔다. 아버지의 혼령만 차마 못떠나고 빈집 주변을 떠돌고 있다.

이 시는 도시화, 자본주의화 된 현실의 반대편을 그리고 있다. 이것도 시인에게는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다. 폐허가 된 농촌현실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것은 일제 식민지시대 잃어버린 모국어에 집중한 선배시인의 시적 전략을 되새기는 일이기도 하다.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정치적으로 끝났다고 발언하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추석 민심에...
농가 평균 소득은 4년 새 690만원 증가했지만, 농업소득은 9.7% 감소하며 농업경영비가 16.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상가 ...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손봉기 후보자의 제청을 유지한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